K팝을 동경하며 세계 곳곳에서 연습생들이 모여드는 것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또한 아이돌 산업의 선발주자였던 일본에서 찾아오는 것도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리오나의 경우는 조금 독특하다.
파시걸스로 데뷔한 하마마츠 리오나
AKB48서 혼다 히토미 등과 함께 활동
그녀가 한국행을 택한 데는 동료들의 활동도 자극제가 됐다.
"중학생 때 소녀시대를 좋아해, 유튜브와 소녀시대의 노래와 춤을 따라한 커버댄스를 많이 올렸다"며 수줍게 말한 리오나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는 '지니(한국 제목은 '소원을 말해봐')'를 꼽았다. 그녀는 "모든 곡을 좋아하지만 내가 들은 최초의 소녀시대 노래이다 보니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AKB48 졸업 후 개인 활동을 이어가며 K팝에 진출하기 위한 기회를 엿보던 그녀는 2020년 7월 현재 소속사가 실시한 K팝 걸그룹 일본인 멤버 선발 오디션에 참가해 1위를 차지했다. 중학생 때부터 꿈꾸던 K팝 무대에 서게 된 것. "너무 기뻤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는 꿈을 아셨던 부모님도 외국에 떠나보낸다는 아쉬움이나 걱정보다는 '정말 잘된 일'이라며 좋아했고 계속 응원해주시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무대에서야 AKB48이라는 배경을 내밀 수 있지만, 한국에선 그렇지 않았다. 신인으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 특히 '칼군무' 등 완성도 높은 무대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K팝을 배우는 데는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녀는 "데뷔하기까지의 1년여의 트레이닝이 매우 힘들었다"는 그녀는 "같은 일본인 멤버들이 열심히 하자고 서로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파시걸스는 7명 중 4명의 멤버가 일본인이다. 그녀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첫 데뷔다.
리오나는 '육성과 '팬 문화'를 꼽았다. 그녀는 "일본 아이돌은 팬과 함께 성장하면서 그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는데, 한국은 데뷔 전에 연습생으로 수련하고 데뷔할 때 이미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래서 K팝 아이돌 쪽이 더 세련되게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은 팬과 만나는 정기적인 '악수회'라는 행사가 있다. 일종의 팬 미팅인데, 찾아온 팬과 차례차례 손을 맞잡고 악수하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과거 AKB48의 경우 악수회에 1일 10만명의 팬이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리오나는 "일본에서는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팬과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이 굉장히 강조된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악수회 같은 행사를 갖고 싶다. 코로나19라서 오프라인 무대를 많이 갖지 못해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