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다. 6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올 1∼11월 현대차의 전체 차량 판매는 66만7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1만9368대)에 비해 8.2% 줄어들었지만,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지난해(5만7557대)보다 7.1% 늘어난 6만1655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올 1~11월 지난해 같은 기간(51만3543대)보다 5.1% 적은 48만7227대를 팔았지만, 이 기간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오히려 지난해(5만6707대)보다 27% 증가한 7만2076대였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잘 팔리는 이유는 전기차를 위한 충전 시설 부족 등 복합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고, 전기차보다 저렴한 장점이 있다”며 “내년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는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주차 요금 할인, 미세 먼지 저감을 위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제외 등 전기차 혜택 중 일부를 누릴 수 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로의 전환은 이미 전 세계적인 방향이라 정부 입장에서도 하이브리드에 대한 혜택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하이브리드가 잘 팔리는 것은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 충전 시설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더 친환경적이냐”는 논란도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한 대를 만들 때의 탄소 배출량은 총 11t인데 이 중 5.3t이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배터리 폐기물이 향후 환경 오염을 불러올 가능성도 크다.
특히 현재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기는 화석 연료에 의지하는 비중이 크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하이브리드 기술에도 집중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의 친환경적 전기 생산이 전기차 시장에 대비할 만큼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하이브리드 차량 정책도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