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화제가 된 모다모다 샴푸다. 이해신 KAIST 화학과 교수가 폴리페놀의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었다. 사과를 깎은 뒤 공기 중에 오래 노출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다. 염색약 대신 샴푸만 쓰는데 흰머리가 흑갈색으로 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두피 염증이나 시력 저하 같은 부작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미국 아마존 등에서 제품을 선보였는데 전량 팔려나갔다.
그런데 식약처는 지난달 24일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에 대해 4개월간 광고를 하지 못 하게 했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이 아닌데도 광고를 본 소비자가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식약처는 또 소비자가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내용으로 광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미라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은 “현행 규정에 따라 과장광고를 한 모다모다에 행정처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다모다 샴푸는 기존 샴푸에 폴리페놀 성분을 집어넣었다. 용기 속에 밀폐해 산소와 만나지 못 하게 한 게 기술의 핵심이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했다. 그는 “현행법상 기능성 샴푸로 쓰려면 식약처가 지정한 염모나 탈모 성분을 제품에 넣어야 한다. 그런데 기존 염색약에 들어가는 염모제를 쓰지 않은 신기술이라 현재의 기능성 샴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출시한 모다모다 샴푸는 국내·외에서 34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현재 위탁제조 회사의 생산설비 한계로 샴푸 생산에 제한이 있다. 조만간 설비를 대폭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없는 미국으로 회사를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모다모다 샴푸는 제도가 신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