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독점 뒤흔든 중국
이미 지난해 LCD 분야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56.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를 넘기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LCD 시장을 이미 집어삼킨 중국이, 이젠 OLED 시장까지 석권하려 든다.
아직 모바일용 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TV 등에 쓰이는 대형 OLED는 LG 디스플레이가 거의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뒤를 중국이 매섭게 쫓는 중이다.
2021년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용(폴더블폰 포함) OLED 패널 출하량은 약 1억 7천만 대로, 1위는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했다(1억 2476만 대, 71.4%). LG디스플레이는 1200만 대 출하하며 7.3% 점유율로 세계 3위를 달성했다.
주목할 만한 기업은 4위를 차지한 비전옥스다. 이들의 3분기 출하량은 약 630만 대로 BOE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 2위를 차지, 세계 시장에서 4위를 차지했다.
세계 4위 오른 비전옥스, 어떤 기업?
비전옥스만의 차별점은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이하 UDC) 기술이다. 전면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로 숨기는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뚫지 않고도 완벽한 풀 스크린 구현이 가능하다.
얇은 베젤을 지향하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100% 풀 디스플레이 구현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선두주자가 바로 비전옥스다.
중국 기술 전문 매체인 지웨이왕(集微網)에 따르면 비전옥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언더 스크린 핸드폰을 공급하기도 했으며 샤오미, ZTE, 화웨이 등에 적극적으로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비전옥스는 향후 제품군을 중형 노트북, 차량형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분야로 점차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LED 장악하려는 중국…당국의 든든한 지지 덕?
DB금융투자에 따르면 BOE와 CSOT·비전옥스·톈마웨이전자고분유한공사 등 중국 4대 디스플레이 기업이 2012년부터 8년간 타낸 정부 보조금 총액은 5조 5000억 원이다.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순이익 총합(20조 원)의 25% 이상이다. 든든한 보조금이 있으니 웬만한 손실에도 끄떡없는 중국이다.
중국의 막대한 보조금에 비하면 한국의 디스플레이 업계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5년 뒤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 고객사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과 엘지의 OLED 글로벌 점유율은 약 80%. 아직 기세는 한국에 치우쳐있다. 그러나 시간문제다. 중국은 LCD의 추격 성공 기세를 OLED에 이어가려 한다. 기술 격차를 넓히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정부의 파격 혜택이 필요한 때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