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푸젠성(福建省)을 찾았을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 말이다. 중국 동남부에 위치한 푸젠성은 본토에서 대만과 가장 가까운 성이다. 지난달 25일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푸젠성과 대만을 잇는 ‘해협대교’ 사업에 대해 공식 언급했다. 푸젠성 푸저우시(福州市)에서 핑탄까지 4개의 섬을 연결한 16.32㎞의 고속도로와 철도교량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월 푸젠성 핑탄다오(平潭島)에 30억위안(약 5400억원)을 투입하는 공항 건설 계획을 밝힌 데 이어서다. 시 주석이 말한 ‘새 길’이 하늘로, 바다로 계속 뚫리고 있는 셈이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절대 불가침’ 영역이다. 대만도 중국 영토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정부가 어떤 경우에도 양보하지 않는 사안이다. 반면 전략적 요충지인 대만을 사수하려는 미국 역시 ‘현 상태 변경’을 용납치 않겠다는 경고음을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중국은 서방 국가들을 향해 “불장난하면 스스로 타죽을 것”이라는 격앙된 발언을 쏟아내면서 동시에 내부로는 통일의 당위성과 흡수 정책을 선전한다.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양안간 교통망 구축이다.
핑탄은 푸젠성에서 해협을 건너 대만까지 직선거리로 최단 거리에 위치해 있는 섬이다. 한국 거문도의 70% 면적으로 중국 본토에서 5번째, 푸젠성에서 가장 큰 섬이다. 자유무역구, 관광특구로 개발돼 왔다. 푸젠성과 핑탄을 잇고 나면 남는 것은 핑탄과 대만을 잇는 일이 된다. ‘통일’을 대비하는 교통망 포석이다.
중국 매체들은 핑탄 대교의 건설이 대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교량 건설의 시작이라고 선전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핑탄은 대만을 잇는 125㎞ 최단 거리의 중국 영토로, 핑탄대교의 완공에 중국과 대만을 연결하려는 14억 중국민의 희망이 담겼다”고 전했다. 해협의 심한 파도와 강력한 바람을 극복한 기술의 힘은 대만해협을 잇는 교량 건설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도 자평했다. 이미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국가 종합 3차원 교통 네트워크 계획’에는 2035년까지 ‘푸저우-타이베이’를 잇는 고속철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반영된 상태다.
특히 진먼도는 샤먼시(夏門市)에서 불과 5㎞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마주도 역시 푸저우에서 20㎞ 거리에 위치에 있다. 기초 설계를 완성했다 해도 대만이 공사를 용인하지 않으면 건설 자체가 불가능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 역시 대만판공실의 발표를 전하며 “대만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협의한 바는 없다”고 보도했다.
민진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대만 기업의 본토 공장에 4억 7000만 위안(약 88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지난달 방공식별구역을 159차례 침범하며 대만을 위협한 중국, 하지만 동시에 해협 대교 프로젝트와 우호적인 여론 조성에 나서며 중국의 대만 통일 움직임은 갈수록 가시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