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도서관의 1개 층이 특정 세대의 전용 공간으로 바뀐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다. 공공시설 대다수가 연령제한 없는, 다중이용시설을 목표로 하기에 더 그렇다. 대체 왜 이런 공간을 만들게 됐을까.
어린이 도서관에서 트윈세대는 실종된 아이들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까지는 부모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오다가, 독립적으로 다니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아이들의 발길은 자연스레 끊겼다. 그렇다고 딱히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돈을 내야 입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외하고 이들을 위한 공공공간은 특히 없다. 놀이터에 가자니 좀 더 어린아이들과 섞이기가 그렇고, 도서관에 가자니 입시 공부를 하는 고등학생들의 눈치가 보이는 연령대였다.
공간 개조를 맡은 고기웅 건축가(건축사사무소 53427)는 동선이 막힘없이 흐르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공간을 실로 쪼개지 않고 탁 트이게 개조하되, 때로는 혼자만의 공간을 원하는 트윈세대를 위해 오밀조밀한 공간을 곳곳에 설치했다. 기존 도서관의 딱딱한 책걸상은 없다. 다락방, 천장 해먹,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재료바, 벽 속 벙커 공간…. 취향껏 골라 마음껏 놀 수 있게 만들었다. 고 소장은 “전 연령대를 고려했다면 계단이나 천장 해먹 등을 지금처럼 디자인하기 어려웠을 텐데 트윈세대 맞춤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디자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도서관을 경험한 트윈세대가 어른이 됐을 때 도서관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될까. 책은 트윈세대에게 어떤 콘텐트가 될까. 트윈웨이브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섬세한 공간 복지의 멋진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