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관망으로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인 오미크론 공포로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인 가운데, 증시 전망을 놓고 개인 투자자와 증권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들은 코스피가 2800선으로 급락하자 '지금이 바닥'이란 판단에 지수 상승에 베팅하지만,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치를 줄줄이 낮춰잡는 모습이다.
개인 레버리지 ETF 3266억 담아
반면 개인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은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 ETF는 25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 순매도 전체 1위였다. 이 ETF는 주가 하락분의 두 배 수익을 내는 이른바 '곱버스(2X)' 상품이다. 반대로 주가가 1% 오르면 2% 손실을 보는 구조다.
개인의 움직임은 최근 주가를 단기 저점으로 보고,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매수세로 분석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6~30일 각각 4.7%, 4.9% 내렸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2839.01로 밀리면서 올해 상승분을 까먹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자 개인들이 내릴만큼 내렸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논쟁과 매파(통화 긴축)적인 연방준비제도(Fed)라는 이중고에 집중했던 시장의 초점이 오미크론이란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며 삼중고로 다변화했다"며 "시장은 오미크론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서기 전까지 '리스크 오프'(투자 조심)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의 전염성과 기존 백신의 효과성 등을 파악하는 데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조여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증시, 오미크론 소식에 일희일비할 것"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까지 오미크론 관련 소식에 따라 주가가 일희일비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1일 국내 증시는 오미크론 위험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론 덕에 급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14% 오른 2899.72에 마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남아공 안젤리크 쿠체 박사)거나 오히려 코로나19 종식 신호가 될 수 있다(독일 카를 라우터바흐 교수)는 주장이 퍼지면서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다만 "부정적 뉴스가 나오면 장이 또 흔들릴 수 있다.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수 상승에 배팅한 개인이 이런 '출렁 장세'를 활용해 코스피 2800 부근에서 주식을 사고 2900선 전후에서 파는 '단타' 전략을 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2900선에 바짝 다가선 이날 개인은 994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9067억원)과 기관(894억원)이 개인이 던진 매물을 사들였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경우 지수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