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내내 토했다" 퇴사도 못한 23살 간호사의 마지막 선택

중앙일보

입력 2021.11.29 07:11

수정 2021.11.29 07:24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YTN

YTN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23살 간호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직장 내괴롭힘 중 하나인 '태움'을 당했다는 남자친구의 증언이 공개됐다. 
 
27일 YTN은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간호사 A(24)씨의 남자친구 B씨의 증언을 보도했다. B씨는 A씨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나눈 사람이다. 
 
A씨는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혼나며 망신을 당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B씨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해왔다.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한 날은 근무가 끝나면 늘 울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B씨는 A씨에게 "그만두라. 우울증 치료도 받자"고 설득했지만, A씨는 직업에 대한 애착이 강했고, "진료 기록이 남으면 나중에 간호 쪽에서 일할 때 피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우려했다. 
 
이후 A씨는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것마저 무산되자 퇴사를 결심했으나 "60일 뒤에 퇴사가 된다"는 상사에 말에 좌절하며 "너무 다니기 싫다. 그냥 죽고 싶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B씨는 "(A씨와) 통화 중 쿵 소리가 나더니 대답이 없었다. 동기에게 확인 한번 부탁한다고 연락을 남겼고, 동기는 정확히 몇 호에 사는지 몰라서 문 두드리다가 (소리가 나서) 여기라고(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A씨가 극단선택은 병원 측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B씨는 "A씨를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병원 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일이다. 경찰 수사와 진상조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B씨는 이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일 A씨가 근무하던 의정부 을지대병원의 신고를 받고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