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기찬 세테크…"주식팔까" 트윗 한줄로 4500억 아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24 15:41

수정 2021.11.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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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게 어떨까요?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설문 결과를 따를 것이며, 보유 재산이 주식뿐이라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어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6일 이 같은 트윗을 올린 뒤 회사 주가가 내려가면서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24시간 동안 진행된 이 설문에는 총 351만9252명이 참여했으며, 찬성 57.9% 반대 42.1%의 결과가 나왔다.
 

일론머스크 트위터. [트위터 캡처]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연방정부에 내야 할 세금이 27억 달러(약 3조2103억원)에 이르는데, 주가가 15% 이상 급락한 덕분에 세 부담을 덜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640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테슬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실적과 렌터카 업체 허츠의 전기차 10만대 주문 등 호재 덕에 상승 바람을 탔다. 지난 4일엔 역대 최고가(종가기준)인 1229.91달러를 기록해 '천이백슬라'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신문은 이 최고가를 기준으로 한 세금과 비교했을 때 머스크는 3억8000만 달러(약 4518억원)의 세금을 아낀 것으로 추정했다.
 
스톡옵션에 대한 세금은 스톡옵션 행사 당시 실제 주가와 행사가격의 차이에 매겨지는데, 머스크가 부여받은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1주당 6.24달러였다. 테슬라 주가의 최고가 기준으로 했을 때 머스크가 내야 할 세금은 1주당 481.51달러였지만, 그가 연이어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동안 주가가 하락한 덕분에 1주당 421.59달러로 세 부담이 줄었다.


테슬라로서는 CEO에게 지급한 보상액이 줄어든 만큼 소득공제 규모도 감소하기 때문에 손해다. 신문은 머스크의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차익이 100만 달러 줄어들 때마다 머스크가 내야 할 세금은 37만 달러, 테슬라의 소득공제액은 21만 달러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머스크의 지분매각은 최근에도 계속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215만주를 사들인 뒤, 이 중 93만4000여주를 10억5000만 달러(약 1조2484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그가 '트윗 설문' 뒤 처분한 총 주식 수는 920만여주로, 99억 달러(약 11조7711억원)어치에 달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는 총자산이 3037억 달러(약 317조원)로 세계 1위 갑부다. 하지만 머스크는 자신을 '현금 거지(cash poor)'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는 테슬라로부터 연봉을 한 푼도 받지 않는데, 그가 애초 '트윗 설문'을  올린 이유도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을 낼 돈이 없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