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1억 도에서 30초 운전” 국내서 개발한 ‘인공태양’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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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핵융합로 KSTAR의 진공용기 내부. [사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만든 ‘인공태양’이 초고온 상태에서 장시간 운전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연구본부는 “한국형 핵융합로(KSTAR)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 초고온 플라스마 운전’을 3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다.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태양에서는 초고온·고밀도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수소 같은 가벼운 원자들이 융합하면, 그보다 무거운 원자핵이 되면서 감소하는 질량만큼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KSTAR는 이 같은 반응을 지구에서 만들어내는 장치다. 다만 태양은 중력이 강하기 때문에 1500만℃ 환경에서도 핵융합이 일어난다. 태양이 아닌 지구에서 이런 반응을 유발하려면, 핵융합 장치에 연료를 넣고 이온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스마 상태를 만든 뒤 1억℃ 이상의 초고온을 유지해야 한다. 플라스마는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되어 전자·양전하를 가진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만든 한국형 핵융합로 KSTAR의 초전도핵융합장치 모습. [사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2026년 1억℃ 300초 운전이 목표

KSTAR는 지난 2018년 핵융합 플라스마 이온온도 1억℃ 도달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1억℃ 유지 시간을 연장했다. 지난해에는 20초 연속 운전에 성공하며 세계 핵융합 장치 중 최장 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실험은 이를 10초 더 연장한 것이다.
 
윤시우 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연구본부장은 “KSTAR가 가열 성능을 향상하고 최적의 자기장 조건을 확보하면서 플라스마 제어 기술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신기록 수립 비결을 설명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향후 KSTAR 운전시간을 늘리기 위해 전원장치를 개선하고, 내벽 온도 상승 방지 장치(텅스텐 디버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엔 1억℃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300초 동안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유석재 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핵융합 핵심기술을 적기에 확보해 한국이 에너지 강국으로 올라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