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낮에는 여성을 숭배하지만 밤에는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는 인도에서 왔다"
인도의 한 코미디언이 미국에서 한 발언 중 일부다.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인도 국적의 코미디언 비르 다스가 미국에서 한 발언이 인도 사회를 두 쪽 내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쪽에선 그가 미국인들 앞에서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하고, 다른 쪽에선 인도 사회의 그늘을 제대로 꼬집었다며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르 다스는 '인도로 인도할게' 등 한국 넷플릭스에서도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쇼 작품을 찾아볼 수 있는 인도 국적의 유명 코미디언이다.
다스는 "나는 채식주의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농민을 차로 치는 인도에서 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농업개혁법 반대 시위에서 농부 8명이 정부 차량에 받혀 숨진 사건을 지적한 것이다. 또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제활동인구가 일하고 있지만, 75세 지도자의 150년 묵은 듯한 사상을 들어야하는 인도에서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에선 다스의 발언을 두고 정색하고 있다. 해당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된 지 이틀 지난 18일 현재 조회수는 약 230만 회에 달하고 5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인도 누리꾼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가 한 말은 인도에 대한 잔인한 진실”이라며 응원을 보내는가 하면, “조국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건 할 짓이 아니다”라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나는 코미디언은 사실을 말하고 정치인은 코미디를 하는 인도에서 왔다"며 자조하기도 했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여당 인도인민당(BJP)의 법률고문인 아슈토시 두베이는 16일 다스의 발언이 “선동적"이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두베이는 "인도인은 나라 밖에서 인도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유엔 사무차장 출신이자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하원의원인 샤시 타루르는 트위터에서 “다스가 수백만 명을 대변했다”고 두둔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다스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영상은 어느 나라에나 있는 빛과 어둠, 선과 악을 다룬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인도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