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행정권력ㆍ중앙권력ㆍ지방권력에 이어 입법권력까지 완벽히 위임해줬는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이 상당히 크고, 일부 국민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기의 선대위…직접 나선 이재명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후보는 당 선대위에 대해 “속도가 매우 떨어지는 측면이 있고, 반응이 조금 예민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원팀과 통합을 위해 많은 사람이 함께 해주셨고 거기에 좋은 측면은 있는데, 다른 측면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대위는 지난 2일 이낙연 경선 캠프 출신, 당직자와 청와대 출신 인사, 현역 의원 163명을 포함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다. 외형적인 ‘원팀’은 완성했지만, 실질적으론 조직이 너무 비대해 반응이 굼뜨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최근 빗발치고 있다. 한 지도부 의원은 “우리가 너무 원팀에만 매달리며 시간을 허비했다”라고 말했다.
“선대위 일괄 사퇴 후 재출발”까지 거론
이날 이 후보가 만난 ‘민주당 정당쇄신ㆍ정치개혁 의원모임’ 소속인 이탄희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선대위에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전면 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며 “저부터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우선 “의원들이 현장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는 선거에는 국회의원이 모두 여의도에 있고, 이기는 선거 때는 국회의원들이 다 현장에 가 있다”라고 말했다. 전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에 참석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선대위엔 선수(選數) 중심보다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중년 남성이 대다수인 현역 의원을 배치하는 것보단, 청년ㆍ여성 전문가를 앞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민주당은 이달 중으로 청년들이 공동대표를 맡는 청년선대위도 발족할 예정이다. 인재영입을 담당하는 한 의원은 “선대위엔 실제로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배치해야 한다”며 “청년선대위도 실제 권한을 대폭 줘서 일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별동대에 대한 요구도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지금의 선대위를 ‘로마 군단’에 비유하며 “몽골 기병대였으면 이미 나와 진격해서 점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선 양 전 원장이 이끈 ‘광흥창팀’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을 도와 1등 공신으로 꼽혔다.
다만 당내에선 “이 후보가 너무 조급하게 당 선대위를 질책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정책통으로 분류되는 한 다선 의원은 “역대 당 선대위가 언제는 기민한 적이 있었나”라며 “의원들을 움직이게 할 동력도 없이, 무조건 ‘현장으로 가라’, ‘자발적으로 일해라’라고 하는 건 의원들을 더 안 움직이게 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