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수술 대중화에 앞장서는 중국의 '이 기업'은 어디?

중앙일보

입력 2021.11.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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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수술 대중화에 앞장서는 상하이 웨이촹메디컬로봇

중국의 수술 로봇 개발 회사인 상하이 웨이촹메디컬로봇이 지난 2일 홍콩거래소에 정식 상장했다.
 
지난해 커촹반(科創板, 과학창업반)에 안착해 중국 수술 로봇 주 '1호' 종목의 영예를 안은 베이징 톈즈항(天智航)메디컬테크놀로지 이후 두 번째이다. 2일 智東西에 따르면, 웨이촹메디컬로봇은 이번 IPO를 통해 총 3620만 주를 발행, 14억 5700만(한화 약 2217억 5500만원) 홍콩달러를 조달했다.
 
상하이 웨이창메디컬로봇은 의료기기 선두 기업인 웨이촹(微創)메디컬이 2014년부터 인큐베이팅 한 회사로, 외과 의사의 외과수술을 돕기 위한 수술 로봇 개발과 상용화를 주 업무로 한다.

[웨이창메디컬로봇은 2019년 약 6980만 위안(한화 약 129억 2700만원), 2020년 약 2억 900만 위안(한화 약 387억 700만원), 2021년 1분기 약 1억 1500만 위안(한화 약212억 98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진출처=智東西]

웨이창메디컬로봇은 아직 개발 단계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반면, 실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없어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상장 직후 시가 총액 437억 홍콩달러(한화 약 6조 6511억원)를 달성했다. 웨이창메디컬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상하이 웨이창메디컬로봇의 성장 가능성은?

유명 시장 조사 기관인 Frost&Sullivan에 따르면, 웨이창메디컬로봇은 전 세계 동종 업계에서 유일하게 5대 주요 수술 분야(복강경, 정형외과, 범혈관, 각종 천자 수술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투마이(왼쪽), 드래곤 플라이아이(가운데), 의사조작대(오른쪽). 사진출처=智東西]

웨이창메디컬의투마이복강경수술 로봇(圖邁腔鏡手術機器人)은 광범위한 외과 수술을 위해 설계되었으며, 자체 개발한 기술로 복잡한 수술이 가능하다. 투마이는 우선 전립선암 근치술, 신장절제술 등 비뇨기외과 수술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드래곤플라이아이 복강내시경로봇(蜻蜓眼三維電子腹腔內窺鏡)은 복부·가슴·골반 등을 검사하기 위해 설계된 3차원 전자 복강 내시경으로, 외과의에게 정교하고 뚜렷한 3차원 내시경 영상을 제공한다. 내부에서 시험적으로 사용된 바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외 병원에서 상용화될 예정이다.


홍후수술로봇(鴻鵠骨科手術機器人)은관절치환수술을 위한 정형외과 수술용 로봇으로, 올 하반기 무릎 관절치환술을 위한 임상시험을 마칠 예정이다.
 
앞서 소개한 세 가지 로봇 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의 혁신 의료기기 심사 단계에 있으며, 이중 드래곤 플라이는 이미 당국의 허가를 받았고, 투마이와 홍후는 임상시험 막바지 단계에 있다. 

[사진출처=신화통신]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위(劉雨) 웨이촹메디컬로봇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수술로봇은 일종의 도구"라며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강력한 조수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창하이(長海)의원 비뇨기과의 가오쉬(高旭) 교수는 중국에서 먼저 로봇 수술을 도입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가오 교수는 "로봇을 활용하게 되면 컴퓨터가 입체적 수술 시야를 확보해 줄 뿐만 아니라 정교한 로봇팔 덕분에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상처 부위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8월 3일 베이징 하이뎬(海淀)의원 수술실에서 로봇을 활용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신화통신]

빠르게 성장 중인 전 세계 수술 로봇 시장, 중국의 위치는?

수술 로봇 시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수술 로봇 시장 규모는 2015년 30억 달러에서 지난해 83억 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 규모는 2026년이 되면 33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에서 로봇 수술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 로봇 수술 보급률은 0.5%에 불과하다.
 

[지난 9월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1 세계 로봇콘퍼런스'에 전시된 수술로봇. 사진출처=신화통신]

그러나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앞으로 발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 국내외 의료기기 업체는 급속히 성장 중인 시장을 겨냥해 경쟁적으로 수술 로봇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수술 로봇 제조회사인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 Inc.)은 중국 푸싱(復星)의약과 합자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상하이 장장(張江)과학타운에 '다빈치 수술 로봇' 제조 및 R&D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다빈치 수술 로봇'은 중국에 200대 이상 보급됐다.
 
쑨훙빈(孫洪斌) 웨이촹메디컬로봇 회장은 "웨이촹메디컬로봇이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서비스 모델도 혁신하고 있다"면서 "병원에 로봇을 판매하기에 앞서 중국 전역에 설립된 10개 연수센터에서 수술 로봇 활용 교육을 시행해 많은 의사가 사전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술 로봇 업체 간의 경쟁이 선순환으로 이어져 로봇 수술이 중국에 널리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출처 신화통신, 智東西

[사진출처=차이나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