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라는 용어는 기온이 영하 20도에 육박하던 2018년 12월 트위터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밈(memeㆍ인터넷을 중심으로 모방을 거듭하는 유행)으로 퍼져 매년 겨울이 올 때마다 언급되고 있다. SNS상에서 자신이 얼죽아족이라고 밝힌 이들은 “소주가 얼던 영하 20도에도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셨다. 내 인생에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는 없다” “내 몸과 날씨가 추운 거지 아아는 잘못이 없다”면서 얼죽아를 표현하는 ‘짤(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한다. 인스타그램에는 ‘#얼죽아’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20만 8000개가 넘는다.
매일 아이스 커피를 두 잔씩 마신다는 직장인 김모(28)씨는 “한 겨울에도 아이스 커피를 즐겨 마시던 사람들은 처음 얼죽아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나서 왜인지 모를 소속감을 느꼈던 것 같다”며 “젊은 층들 사이에서 가볍게 즐기는 인터넷 문화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명중 6명은 ‘아이스 커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도 ‘얼죽아족’은 꾸준히 언급되는 대상이다. 경기 화성시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한다는 A씨는 “차가운 음료가 주력인 카페이긴 하지만, 최근에 꽤 추워졌는데도 손님의 90% 이상이 아직도 아이스 음료를 찾는다”며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했는데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커피전문점 사장은 “가게에 춥다고 떨면서 들어오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키면 아이스 맞으시냐고 한 번 더 물어본다. 매번 놀란다”고 했다.
위장장애ㆍ소화 장애 유발, 치아 손상도
안덕근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날씨가 추울 때는 체온을 잘 유지하기 위해 몸이 따뜻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찬 게 들어가면 몸의 기초 체온 조절 중추가 혼란이 오게 된다”면서 “내부 온도가 떨어지면 외부로부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가 쉽고, 면역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차가운 음료는 뜨거운 음료에 비해 빠르게, 많이 마시게 된다는 것도 문제다. 안 이사는 “뜨거운 커피는 조금씩 천천히 마시게 되지만 아이스는 쭉쭉 들이키게 된다. 그러다 보면 카페인이 남용될 수 있다”면서 “카페인이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수면 패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다량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