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주재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대응회의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졌다. 요소와 요소수가 긴급수급조절물자로 지정되면서 정부가 직접 ‘해외 공급원 발굴→계약 체결→국내 반입’에 나선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란 때 마스크를 대상으로 했던 것과 같은 조치다.
이날 오전 외교부는 중국이 한국과 가계약한 요소 1만8700t을 수출하는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중 차량용은 1만300t이다. N사의 산업용 요소 2700t이 선적돼 이날 오전 중국 칭다오항을 출발했다. L사 차량용 요소 300t도 18일께 중국에서 출항한다. 베트남에서 확보한 요소 5000t은 다음 달 초 국내에 들어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년에 차량용 요소수가 8만t 정도가 필요한데 (중국에서 들여오는) 2만t 정도면 상당 부분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319개 업체를 합동 조사해 299개 업체가 보유한 차량용 요소수 1561만L, 산업·공업용 요소수 749만L도 확인했다. 이번 중국 수입 예정 물량에 호주·베트남 등에서의 수입 물량, 국내 보유분, 군부대 예비분을 합쳐 약 두 달 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요소수를 확보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 현장 점검을 통해 추가로 확보한 요소수 중 530만L는 오는 12일부터 시장에 공급된다. 군부대 예비분 요소수 20만L는 수출입용 컨테이너 화물차 등 당장 급한 수출입 물류 분야에 우선 사용된다. 11일 오후 2시부터 전국 5개 주요 항만 인근 32개 주유소에 공급된다. 차량당 최대 30L씩 배분되고 가격은 기존 시세(L당 약 1200원)에 맞췄다. 요소수가 필요한 컨테이너 화물차 약 1만 대 가운데 7000대에 지원된다.
한편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정부가 미리 대처 못 해 불편을 초래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조금 더 일찍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준비해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며 “뼈아프다. 내부적으로 한번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가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전화위복이 됐듯 이번에도 학습 효과가 있었다”며 “늦었지만 지난주부터 굉장히 빨리 움직여 단기간에 대응을 잘해왔다”고 자평했다. 이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고 나서 꼭 자화자찬한다”고 지적하자 유 실장은 “자화자찬이 아니다.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