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종투표율 63.89%…내일 제1야당 대선후보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04 18:32

수정 2021.11.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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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에서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할 제1야당 후보는 누구일까. 8월말 경선 예비후보 등록으로 시작된 여정이 4일 오후 5시로 마무리됐고, 남은 건 5일의 결과 발표뿐이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 4인은 마지막까지 현장을 누비며 저마다 “'진인사(盡人事·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함)'했고, 대천명(待天命·하늘의 명을 기다린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계된 당원 투표율은 63.89%(36만 3569명)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반인 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도 일찌감치 마감됐다. 국민의힘은 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결과를 공개하고 대선 후보를 지명한다.
 
이날 마지막 유세 등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각각 승리를 자신하며 본선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집중 견제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임대아파트는 손해라 안 지으려 한다’는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입만 열면 '서민 서민' 하던 친서민 가면이 다시 한번 찢어졌다”고 공격했다. 또 “김만배·남욱 대장동 게이트의 두 공범이 구속됐다. 이제 검찰수사는 당연히 이 전 지사에게 향해야 한다”는 글을 추가로 올렸다.
 
윤 전 총장의 '발'은 이 후보가 도지사를 지낸 정치적 기반, 경기도로 향했다. 의정부 전통시장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인수위 때부터 영세상인의 피해 규모를 지수화하겠다”고 약속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지지자들은 “대통령 윤석열”이란 환호로 답했다. 포천과 연천 일대를 도는 것으로 일정을 마친 그는 기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아쉬운 것도 있지만 많은 걸 배웠고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홍준표 예비후보가 지난 9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100분 토론' 생방송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홍 의원도 경기도로 달려갔다. 수원 소재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회를 찾은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빗대며 “경기도에 온 것은 여기가 ‘경기도 차베스’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라며 “경기도의 차베스를 잡으려면 경기도가 주축이 돼야 한다. 1400만 도민이 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경선 마지막 유세 장소인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로 이동해 자신을 지지해 준 2030 세대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홍 의원은 모여든 청년들에게 “여러분이 살아갈, 이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양 캠프는 안갯속 판세에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조직력이 강점인 윤 전 총장 측은 “선거도 첫사랑과 비슷하다. 한번 마음을 주면 잘 안 바꾼다”(권성동 의원)며 “10%포인트 이상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론조사 상승세에 기대 ‘새로운 바람’을 주장하는 홍 의원 측은 “2%포인트 안팎으로 이길 줄 알았는데 당원 투표율을 보니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종 5%포인트로 이길 것 같다”(조경태 의원)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제10차 종합토론회가 지난 10월 31일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렸다. 후보들이 시작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

 
양강 캠프는 각각 승리를 호언장담하지만, 당 안팎에선 경선 결과를 쉽사리 예측 못 하고 있다.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록적인 투표 열기가 조직의 영향인지 바람 때문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에선 세대별·지역별 득표를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는다. 최근 비중이 커진 2030 당원 사이에선 홍 의원이, 전통적 당의 주류인 50대 이상에선 윤 전 총장이 강점을 보여왔다.
 
전통적으로 이슈에 따라 표심을 바꾸는 스윙보터(swing voter) 성향이 짙은 수도권 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것도 변수다. 당 선관위가 공개한 ‘광역자치단체별 투표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당원이 크게 늘어난 서울(투표율 71.91%)의 투표율이 세종시(74.47%) 다음으로 높았으며, 경기(66.22%)·인천(62.58%) 등 다른 수도권 지역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66.71%)·경북(61.44%)도 60%대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충청과 강원, 호남은 50%대에 그쳤다. 윤 전 총장 측은 “지지 당협이 집중된 서울ㆍ수도권과 영남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인 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고, 홍 의원 측은 “수도권 당원들이 투표에 많이 참여했다는 건, 다시 말해 젊은 층이 많이 참여했다는 시그널이고 홍 의원에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도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여론조사의 경우 전화 면접 방식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ARS(자동응답) 방식 여론조사는 윤 전 총장에게,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는 홍 의원에게 비교적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내일 오후 2시 20분 당 선관위원장인 정홍원 전 국무총리에게 개표 결과를 전달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른다. 오늘 취합 후 밀봉한 상태로 보관했다가 내일 전당대회 현장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엠브레인ㆍ케이스탯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등 4개사가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두 사람은 각각 27%로 같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10%,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0월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의원은 국회 앞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하며 마지막 유세를 마쳤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 국민과 당원께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고 선택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원 전 지사도 ‘특검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천을 몸의 앞뒤에 걸친 채 이곳을 찾았다. 전날 '대장동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43㎞를 걸었던 차림새 그대로였다. 그는 “상설특검을 한다면 한 달도 걸리지 않고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며 끝까지 '대장동 1타 강사'임을 앞세웠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선거 이후가 중요하다. 화학적 결합은 커녕 결속력이 저하되는 민주당을 반면교사 삼아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며 “단합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고, 흩어지면 각개격파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