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인사들이 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 자리에 모였다. 이재명 후보와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의 후원회장 등 후원회장단 대부분이 참석해 ‘원팀’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1시간 가량 오찬 회동을 했다. 이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강금실 전 법무장관, 이낙연 전 대표 측 송기인 신부, 추미애 전 법무장관 측 장영달 전 민주당 의원(우석대 명예총장), 박용진 의원 측 안광훈(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후원회장’에 송영길 “화합하도록 역할해달라”
송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개혁 세력 모두가 한 마음, 한 몸이 되는 것이야말로 대선 승리를 이루기 위해서 우선 갖춰야할 조건”이라며 “오늘 이렇게 네 분의 어르신들께서 먼저 나서주신 것”이라고 이날 회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盧·文 ‘멘토’, 이재명 향해 “당 정책 따라야”
앞서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한 송 신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원팀 우려에 대해 “경선에서 된 사람에게 (지지가) 하나로 모아지는 건 당연하다”며 “부산시장 (선거) 때도 그랬지만, 경선 때는 치열하더라도 한 팀이니 상처주지 말라는 얘기를 한 적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후보를 향해서는 ‘촛불정신’ 등 민주당의 기본 정신을 계승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송 신부는 “촛불정신을 잇는 분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한 뒤, ‘이 후보가 촛불정신을 이을 수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건 잘 모르겠지만, 타당 후보보다는 민주당이 그 책임을 져야 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의 후보가 된 이상 민주당의 정책을 제대로 따라가야 한다”며 이 후보가 최근 꺼내든 ‘전국민 추가 재난지원금’ 주장에 대해 “후보가 지금 상황에서 생각 안 했던 것을 (해서) 크게 일을 벌인다. 그건 당 안에서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신부는 부산·경남 지역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의 멘토로 꼽히는 인사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출범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8월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묘역을 참배한 뒤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송 신부님이 ‘힘내 잘해. 아침마다 기도하니까’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적으며 송 신부와 인연을 부각하기도 했다.
당초 이날 오찬 회동도 송 신부의 초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도됐으나, 그는 인터뷰에서 이를 부인하며 “장영달(추 전 장관 측 후원회장)씨가 점심을 먹자고 해서 오라고 했더니, 그게 아니고 서울에서 먹자더라”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오찬에 앞서 “제가 보름 전쯤에 송 신부님에게 후원회장님들 고생하셨으니 점심을 하면 어떻겠냐고 해서 자리가 마련됐다”며 송 대표를 향해 “경선 관리를 성공적으로 하느라 수고를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