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전거가 짧은 거리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 대신 나홀로 탈 수 있는 자전거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여기에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오토바이 대신 전기 자전거를 사용하는 업체도 늘었다. 전기자전거는 시속 25km이하로 달릴 수 있다.
한국 스마트 e모빌리티협회(KE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 자전거 판매량은 7만8000대로, 2019년보다 95% 늘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자전거 시장은 2018년 211억 달러(약 24조7700억원)에서 2023년 386억 달러(약 45조3164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0년대 초 여가에 자전거를 타는 수요가 늘면서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졌고 산악자전거(MTB)가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0년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도심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전거 길이 곳곳에 조성되며 로드바이크를 찾는 수요가 늘었지만 빌려 타는 공공자전거·전동 킥보드 등이 등장하면서 자전거 업체는 별 재미를 못봤다.
전기 자전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며 자전거 도로에서 전기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면서다.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전기 자동차와 함께 전기 자전거에 부상하는 것도 이유다. 자전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을 이용이 부담스러워지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 자전거 인기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이 87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업계에선 국내 자전거 매출에서 전기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을 것으로 본다. 알톤스포츠도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3% 늘어난 324억원을 기록했다.
수출도 증가세다. 전기자전거 업체인 마이벨로는 지난해 자전거를 500만 달러(약 58억원)어치 수출했다. 올해는 수출액 2500만 달러(약 293억원)가 목표다. 전남 순천에 있는 공장에서 월 6000~8000대의 전기 자전거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10만대를 만들 수 있지만, 이미 연말까지 주문이 끝났다.
최기호 마이벨로 최기호 대표는 “전기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보다 속도가 빠르고 체력에 큰 부담 없이 장거리 주행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정부 차원의 전기 자전거 활용 정책도 내놓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