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은 재방송하면 배우들 출연료를 주잖아요. 그럼 유튜브도 재방송 출연료를 주나요? 광고가 이렇게 많이 붙는데.”
자신을 ‘유튜브 폐인’이라 부르는 김태형(24)씨는 유튜브로 옛날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에 빠져 산다고 한다. 그는 15년 전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MBC)」을 비롯해 2009년 방영된 첩보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아이리스(KBS)」와 같은 드라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김씨는 최근 평소처럼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나올 때는 유튜브가 지금처럼 활발하지는 않았잖아요. 유튜브에 영상 올릴 때 출연료 준다고 했을까요?” 김씨의 말이다.
옛날 프로그램은 인기 끄는데…배우들은?
과거 드라마를 즐겨 보는 김예원(25)씨도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예전 드라마를 볼 때마다 배우들의 권익 문제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등장인물 중에는 요새 안 나오는 배우들이 많다”면서 “만약 배우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면 자신의 연기는 계속 소비됨에도 돈은 안 들어오니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홍영기(22)씨도 “방송사가 이제 유튜브를 수익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출연자가 출연료를 더 받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방송사는 콘텐트 재활용…수익 배분은 글쎄
유튜브 속 과거 콘텐트가 인기를 끌자 관련 채널의 구독자와 조회 수도 늘었다. 29일 기준 MBC ‘옛드’는 288만명, KBS ‘드라마 클래식’은 149만명, SBS ‘빽드’는 25만명이 각 채널을 구독 중이다. 조회 수도 마찬가지다. 종영한 지 17년 만에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SBS 드라마 「야인시대(2002~2003)」는 29일 기준 595만 조회 수를 넘어섰고, 과거 콘텐트를 짧게 편집해 올리는 MBC ‘오분 순삭’은 채널 개설 2년 만에 누적 조회 수 12억을 돌파했다.
방송사들은 옛날 콘텐트를 활용해 얼마의 이익을 얻는지 공개를 꺼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튜브 수익을 추정하는 한 플랫폼에 따르면 MBC ‘옛드’ 채널의 경우 월 예상 수입만 2억~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진행된 KBS 국정감사에 따르면 KBS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17년 이후 총 478억원의 누적 수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익 배분은 아직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아이돌 직캠 등이 유튜브에서 수익을 낼 때 소속사 쪽에 이익 공유가 안 되는 이슈가 있었다”면서 “유튜브는 점점 커지지만, 소속사나 출연자에 이익 공유는 안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