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2층 사장’ ‘2층’ 자주 언급
그러나,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기획본부장은 이 표현을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무성 공사 초대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 전 본부장이 “2층 사장과도 얘기가 끝났다. 황무성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는 게 당시 공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이 하고 다니는 말을 듣고 ‘황 사장이 잘리겠구나’라는 걸 알았다. 성남시나 공사에선 이재명 시장을 다 2층 사장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2층’이라는 표현은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유 전 본부장이 “주변이나 ‘2층’ 등 누구도 알면 안 된다”고 입단속을 시켰다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녹취록에 담겼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서 녹취록 내용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2층은 성남시장실과 부속실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남용 수사 착수한 검찰, ‘2층’ 관련 조사 불가피할 듯
검찰은 지난 24일 황 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유 전 본부장이나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에게 사퇴 압박을 받은 구체적 경위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은 검찰 조사 이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사퇴 압박 의혹의 배후로 ‘이재명 시장’이 의심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8일 낸 입장문에서는 “이재명 전 시장은 국회 국정감사 질의 답변에서 저를 향해 ‘역량 있는 사람이었고 더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시 저에게 단 한 마디라도 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층 사장’ ‘2층’ ‘시장’ 등의 언급이 늘어나면서 이 후보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2층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지만, ‘시장’이라는 단어가 7번 나왔다. 이에 대해 문제의 발언을 한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은 28일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황 사장님이 자발적으로 사퇴하지 않고 임명권자 운운하였기에 시장님(이 후보) 등을 거론했던 것으로 사료된다”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