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정치인의 위선적 정의
20대 여당 지지율 4년새 61%→23%
임명묵 “공정 마케팅에 청년들 분노”
김경률 “기득권 민주당은 가짜 진보”
장성민 “586은 부패한 이익 카르텔”
임명묵 “공정 마케팅에 청년들 분노”
김경률 “기득권 민주당은 가짜 진보”
장성민 “586은 부패한 이익 카르텔”
진보의 본령은 기득권 타파
밀은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교회·남성·부르주아의 기득권을 타파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대표적인 게 종교모독금지법에 대한 비판이다. 1857년 7월 콘월(Cornwall)에선 기독교 비판 글을 대문에 써 붙인 토마스 풀리가 처벌받았다. 8월엔 런던 중앙형사법원의 배심원 조지 홀리오크가 “신을 믿지 않는다”고 말해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에 대해 밀은 “진실을 말하면 처벌받고 거짓으로 신을 섬기면 이익을 얻는 모순된 사회질서가 영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상의 자유를 억누르는 법과 제도가 정신의 자유를 갉아먹고 있다, 과거의 유물이 남긴 박해의 구습을 모두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자유론(On Liberty)』).
그런 의미에서 청년은 늘 진보의 다른 이름이었다. 기성세대에 대항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사회 혁신을 일으켰다. 4·19 혁명 당시 거리로 나왔던 학생들과 미국의 68세대 모두 공고한 기득권 구조를 뒤흔들며 역사를 전진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20대 보수화”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옳지 않다. 오히려 그들 스스로 기득권이 돼 20대를 매도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K를 생각한다』의 저자인 임명묵(27) 작가는 “(586 집권세력이) 진보의 가치를 배신했기 때문에 20대가 등을 돌린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지지했던 이유는 국정농단 세력보다 도덕적이고 평등·분배·공정 등 진보 가치에 헌신한다는 믿음이 있어서였는데, 정치적 신뢰를 모두 상실했다”는 이야기다. 20대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임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자.
- 민주당과 586 집권세력은 진보인가.
- “말로는 진보를 표방하지만 실제 생활에선 달랐다. 특히 ‘조국 사태’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국정농단 세력과 다른 게 뭐지? 오히려 부끄러움도 모르네’ 하는 분노가 20대의 생각이 바뀌는데 큰 영향을 미친 듯하다. 이후 윤미향 의원이나 고 박원순 전 시장 등을 옹호하는 여당 정치인과 지지자를 보면서 진보 마케팅의 위선을 느꼈다.”
- 20대가 보수화 됐다는 말에 동의하나.
- “지금까지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진영 논리로 보수와 진보의 담론을 형성했다. 경제·교육·외교 등 특정이슈에 대한 입장이 수학공식처럼 지지 정당을 갈랐다. 그러나 20대는 ‘산업화 vs 민주화’ 구도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 사안에 따라 지지 정당이 다르다. 지금은 국민의힘 지지가 높지만, 20대가 민주당을 버린 것처럼 국민의힘 지지도 언제든 바뀔 수 있다.”
- 무엇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눠야 할까.
- “형이상학적 담론보다는 구체적인 현실 문제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청년취업의 갈등, 부동산정책 실패로 심화된 자산 양극화, 인공지능 시대의 정년 연장 논란 등 갈등의 균열점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진보·보수가 새롭게 정의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장 진입자의 허들을 얼마나 낮출 것인가 고민하는 이들이 진보라는 점이다.”
진보의 정체성, 20대가 새로 써야
- 민주당은 왜 진보를 강조하나.
- “권력과 돈이 되기 때문이다. 집권세력에게 진보는 이권을 매개로 한 무리들이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지은 패거리 이름과 같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떼로 몰려다니며 무엇이든 한다는 점에서 조폭과 다를 게 없다. 사회 전 분야의 기득권을 움켜쥐고 청년과 사회적 약자의 기회마저 빼앗고 있다.”
- 40·50대의 상당수는 여전히 민주당을 지지한다.
- “두 부류다. 첫 번째는 안티 국민의힘이다. 민주당이 아무리 못해도 국정농단 세력보다는 낫다는 이들이다. 두 번째는 맹목적 팬덤이다. 심하게 말하면 김어준 같은 사람들이 걸어놓은 주술에 빠져 산다. 사실을 비판적으로 검증하지 않고, 감성적으로 신봉한다. 대장동 사업 비리에도 이재명 후보를 계속 지지하는 게 과연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에 걸맞은가.”
- 이재명 후보는 진보인가.
- “추진력 좋고 일을 잘해서 지지한다는데,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도 추진력은 뛰어났다. 대장동 사업을 보면 이 후보의 능력이 좋은지도 모르겠다. 위험은 공공이 떠안고 이익은 소수 업자에게 돌아가도록 설계한 게 유능한 건가. 정치적 올바름, 약자에 대한 배려, 표현의 자유 등 진보가 추구하는 어떤 가치도 이 후보와 맞지 않는다.”
실제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데 인색한 편이다. 지난 14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들 중 14.2%만 이재명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무려 40.3%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 왜 그런가.
-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와 달라졌지만,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의 자부심은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이다. 몸을 던져 민주화를 이뤘고, 일상에서 민주적 가치를 실천하는 동지의식이 강하다. 그러나 586과 이재명 후보에겐 이런 의식이 부족하다. 특히 이 후보는 삶의 궤적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온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김대중·노무현과 비교할 수 없다.”
- 진보의 핵심 DNA는 무엇인가.
- “세상을 바꾸는 시대정신, 그리고 기득권과 맞서 싸우는 용기다. 원천은 도덕성이다. 죽음의 위협 속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투쟁할 수 있던 건 국민이 그의 도덕성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국·윤미향 등 586 집권세력을 봐라. 이미 이권의 카르텔로 기득권 유지에 집중하는 특권층이 돼버렸다.”
장 이사장은 “(586을 비판하는) 20대의 생각이 전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586이 한때는 진보 세력이었지만, 지금은 권력을 완장 삼아 공정과 정의를 파괴하는 부패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국가의 변화를 주도하는 게 ‘진짜 진보’”라며 “2022년 진보의 정체성은 20대의 손으로 새롭게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