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만료 2주 전 재판부 직권 결정"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직(58·전북 전주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정장 차림에 안경과 흰 마스크를 쓴 채 교도소 앞에 나타났다. 구속된 지 184일, 구속기소 된 지 168일 만의 석방이었다. 이날 전주지법은 "재판부 직권으로 이 의원의 보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6개월 만에 교도소 밖으로 나온 이 의원은 눈에 띄게 흰머리가 늘고 살도 다소 빠진 것처럼 보였다. 교도소 밖에서 기다리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이재(전주시4) 전북도의원과 백창민 비서관 등 이 의원 측근 7~8명이 이 의원을 맞았다.
측근 7~8명 대기…'재판 지연 논란'엔 침묵
앞서 이 의원의 재판을 맡은 전주지법 형사11부(부장 강동원)는 이 의원의 구속 기한(6개월) 만료일이 다가오자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했다. 보석은 보증금을 받거나 보증인을 세우고 형사 피고인을 구류에서 풀어 주는 것을 말한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지난 4월 28일 구속된 후 전주교도소 내 독거실(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전주지검은 지난 4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과 업무상 횡령,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원은 5월 14일 구속기소 됐으며, 다음 달 13일 석방될 예정이었다.
불구속 상태서 재판 받아…555억 횡령·배임 혐의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5년 11월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로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9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2018년에는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치를 임의로 평가해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여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민주당 출신…횡령 의혹 일자 자진 탈당
검찰은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와 재무실장 등 6명을 이 의원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이 의원은 지난 6월 16일 1심에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항소한 상태다.
이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이스타항공 횡령 의혹이 일어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되자 자진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