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TBS(교통방송)에 주는 출연금을 약 100억원 감액할 방침을 밝혔다. TBS가 별도 재단으로 독립한 만큼, 경영합리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입장인 반면, 서울시의회는 “오히려 출연금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독립한 TBS, 경영합리화 자구노력해야”
서울시-시의회, 예산심의 난항 전망
정치편향성 논란, 끊이지 않았던 TBS
오 시장은 당시 “TBS가 독립재단화 됐는데 서울시가 간섭한다거나 방송 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한계가 있다”면서도 “프로그램이 정치 편향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정도(正道)를 걷는 방송이라 보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28일엔 페이스북을 통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등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서울시미디어재단 TBS, 서울교통공사를 거론하며 “재정 혁신은 투자출연기관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의회 “방심위서 감독하면 될 일”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고있다. 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인 TBS의 애청자가 많다는 건 오히려 장려하고 지원해야 할 일”이라며 “정치 편향성 문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기관이 지도감독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가 내달 1일 내년도 예산안을 공식 발표하고, 2일부터는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예정돼 있어 집행부와 시의회 간 줄다리기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예산 심의 과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김 의장은 이날 “오 시장의 임기가 6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그간 해오던 정책이 뒤집히고 예산이 삭감되는 등 급격히 행정의 연속성이 무너지는 건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시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BS는 2017~2021년 총 11건의 주의 및 경고를 방심위로부터 받았고, 이 중 7건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었다. 지난해 9월 정의기억연대 의혹과 관련해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배후설’을 제기한 것 등이 포함됐다. 오 시장에 대해선 “코로나 역학조사 TF를 해체했다”고 보도했다가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 결정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