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 수술하며 음악 틀고 춤추고…호주 "충격적" 발칵

중앙일보

입력 2021.10.27 17:33

수정 2021.10.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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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한 성형외과에서 의료진이 의식이 없는 환자를 두고 음악을 틀고, 몸을 흔들며 지방흡입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호주 ABC뉴스 캡처]

호주의 한 성형외과에서 의료진이 의식이 없는 환자를 두고 지방흡입 수술을 하면서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는 유명 성형외과 의사 다니엘 렌저의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다니엘 렌저는 TV 프로그램 출연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라고 한다.
 
ABC뉴스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렌저의 병원 의료진은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한 남성에 대해 지방흡입 수술을 하는 동안 돌리 파튼의 노래 ‘졸린’을 틀어 놨다. 이들은 음악에 맞춰 리듬감 있게 몸을 흔들었고, 또 다른 의료진은 주머니에 양손을 넣은 채 엉덩이를 흔들었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호주에서는 ‘충격받았다’는 반응이 솟구치고 있다. 마크 애슈턴 전 호주 성형외과학회 회장은 “위험하고, 무례하고, 당황스럽다”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경악했다. 패트릭 브릭스 성형외과 전문의사는 몸속에 삽입하는 튜브인 ‘캐뉼러(cannula)’를 언급하며 “(영상 속 의료진들은) 캐뉼라 어디에 있는지 보고 있지 않다,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렌저는 영상과 관련된 의료진들을 질책했다고 현지 매체에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ABC뉴스는 렌저의 병원 진료실 안에서 촬영된 사진도 공개하며 위생 상태가 극도로 좋지 않다고 짚었다. 더군다나 렌저는 앞서 직원들에게 수술 과정에서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호주 빅토리아주(州) 보건당국은 렌저가 운영하는 병원에 대한 긴급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렌저는 자신이 업계에서 벌어지는 세력다툼의 희생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