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나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는 종목은 다섯 개뿐이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알파벳(구글의 모회사)·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다. 자동차 업체 중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 달성은 테슬라가 처음이다.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한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약 331조원이다. 지난해 도요타의 자동차 판매량은 테슬라와 비교해 19배가량 많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허츠의 10만 대 계약은 (주가에) 단기적인 요인”이라며 “(시가총액 1조 달러는) 테슬라가 보여준 원가 절감 능력, 저렴한 전기차 계획, 엄청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자율주행 리더십 등을 시장이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모델3는 지난달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인 JATO 다이나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모델3 판매량은 2만4591대였다. 같은 기간 르노 클리오(1만8264대)와 다시아 산데로(1만7988대), 폴크스바겐 골프(1만7507대)를 제쳤다.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 10위 안에 들어간 전기차는 모델3가 유일했다.
테슬라는 지난 8월 자율주행·로봇 사업 관련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내놓을 전기차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수퍼컴퓨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인공지능(AI)의 역량을 향상하면 자동차뿐만 아니라 로봇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게 테슬라의 구상이다. 고 센터장은 “향후 전기차가 대중화하면 전기차 자체의 변별력은 떨어질 것”이라며 “결국 핵심은 자율주행”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앞으로 2~3년 안에 대당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9월 밝혔다. 전기차 가격 인하를 위해 테슬라는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니켈·망간·코발트를 사용하는 기존 배터리보다 저렴한 가격에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