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천연가스·석유·석탄 등의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 지금보다 더한 '에너지 고비'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타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에너지 수요는 급증한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에너지 대란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라니냐 영향으로 아시아·미국에 혹한"
공급난, 가격 상승 '에너지 위기' 가중
"전력난 심각한 중국 타격 클 것" 관측
한국·일본 기상청도 "라니냐 영향 받을 듯"
매체는 올겨울 혹한은 특히 에너지 소비 대국인 중국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립기후센터는 중국이 이달 중 본격적으로 라니냐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기후센터는 중국의 일부 북부 지역엔 이미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찾아왔고, 동부 지역 대부분은 지난주 초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헤이룽장성, 산시성 등 동북부 일부 지역은 예년보다 4~13일 정도 일찍 겨울 난방을 시작했다.
문제는 중국이 이미 혹독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탄소 배출 억제 정책과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등의 결과로 연료 가격은 치솟았고, 전력 부족으로 일부 공장은 가동이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난방 수요 급증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겨울 낮 최고기온이 20도가 넘어 온 인도의 경우 내년 1~2월 일부 북부 지역의 기온이 3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인도는 날씨가 추워지면 에어컨 사용이 줄어 에너지 소비가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도 라니냐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1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라니냐 탓에 다음 달 폭설이 뉴욕을 강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기상정보채널 어큐웨더의 기상학자 맥스 가릴라는 "라니냐 영향력은 다음 달 북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면 더 커질 수 있다"며 "평년보다 이른 시기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등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겨울 날씨가 일찍 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 대해선 올 10월은 유난히 춥고, 첫눈이 지난해보다 15일 일찍 내렸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지난 22일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11월부터 내년 1월 기온이 예년보다 낮거나 비슷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가 연료 가격 상승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26일 유류세와 액화천연가스에 대한 할당관세 등을 한시적으로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