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통령 선거까지 130여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이어 11월 5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선출된다. 제3지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등판 채비 중이다. 이들은 어떤 위기와 고비를 마주하게 될까. 여야를 넘나들며 활동한 정치 컨설턴트 3인에게 물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와 박동원 폴리컴 대표,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다.
박성민 "후보교체 불가…수사 끌 것"
박동원 "안철수는 완주 안 할 듯"
이준호 "여성 진보, 남성 보수 성향"
#1. 대장동 사건 vs 고발 사주 사건
“두 건을 등가(等價)로 보긴 어렵다. 고발 사주와 달리 대장동 건은 (관련자들이) 각자도생을 위해 진술하고 있다. BBK를 예로 드는데, 그건 MB 거냐 아니냐의 거짓말 논란이었지만 대장동은 그 차원을 넘는다. 이재명 후보의 오늘을 있게 한 두 가지를 들라면 대법원의 무죄판결로 족쇄가 풀렸고 코로나 팬데믹 때 조지 패튼 같은 야전사령관 이미지로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무죄 판결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겁 없는 추진력이 국민을 겁나게 했다. 그의 최대 강점이 최대 약점이 됐다.”
이준호 대표의 생각은 좀 달랐다. “두 가지가 서로 상쇄한다고 본다. 지지층 결집에 보탬이 될지언정 중도층을 끌어오는 효과는 약할 것이다. 대장동 이슈가 상대적으로 더 영향이 있겠지만, 그 결과 내가 표를 던질 후보에 대해 정서적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하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양 진영의 후보들은 중도층을 내모는 방향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후보교체론의 가능성에 대해선 박성민 대표는 대단히 낮게 봤다. 그는 “후보교체론이 나오는 조건은 한 가지다. 후보가 구속 기소 되는 건데 그게 되겠나. 반대로 무혐의가 나온다면 60, 70% 대중이 받아들이겠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수사를 끌다가 두 후보 모두 특검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이준호 대표도 특검을 예상했다. 그는 “검찰 스스로 필요성을 입증하는 격”이라며 “11·12월 특검법이 통과하고 특검 임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후보의 시간이어야 하는데 검사의 시간, 특검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 현직 대통령
반면 정권재창출보단 정권교체 여론이 강하다. 청와대의 불편함에도 민주당이 ‘사실상의 정권교체’를 들고나온 배경일 터다. 박성민·이준호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미묘할 수 있다고 봤다.
▶박성민=“이 시점에선 원래 여당 후보가 주도권을 가지고 선거를 준비한다. 노태우 후보도 6·29 선언을 했다. 이번엔 이재명 후보가 자기 흠결로 인해 대통령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 주도적으로 당을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공간이 열려있다. 더 중요한 건 야권의 유력 주자도 똑같은 상황이다. 청와대가 무리한 수사를 할 의사가 없다고 양쪽에 동시에 전달하지 않았을까. 대통령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3. 안철수·심상정의 선택
박동원 대표는 “심 후보가 이번에도 주저앉으면 정의당의 존재 자체가 거의 와해할 수 있다고 본다. 정의당 안에서 민주당에 반감이 큰 사람이 많다”며 “과거엔 (진보가) 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했으나 이번엔 정권 재창출인데 명분이 되느냐”고 했다. 안철수 대표의 경우 완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자신 때문에 졌다고 하면 그 이후가 없다”는 이유다.
이에 비해 박성민 대표는 “논리적으로 보면 심 후보가 끝까지 갈 거란 거고 안철수 대표는 안 간다고 하는 건데 그게 맞는 말이지 모르겠다. 예측 불가”라고 했다. 이준호 대표는 단일화 압박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진영이 이탈돼 여야 후보 모두 자기 진영의 표만 가지고 불가능하다, 승리 공식이 되기 어렵다, 단일화 안 하면 진다고 하면 후보들은 유혹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흐름은 어떨까. 이준호 대표는 백중세로 본 듯하다. 그의 말이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진보가 확대되었지만 2018년 지방선거를 경과하며 다시 밸런스가 돌아갔다고 본다. 다만 과거와 같이 보수·진보·중도로 투사해서 표심을 분석하기에는 제한성이 있다. 세대 부분 때문이다. 2030세대에서 여진남보(女進男保·여성은 진보, 남성은 보수)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30 남성의 보수화 경향이 워낙 강력해 여성의 진보화를 상쇄하고 남을 정도다.”
박성민·박동원 대표는 현재로썬 야당에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박동원 대표는 “이재명 후보는 면접조사든 ARS 조사든 35%에 고정돼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대표는 “충분조건에 이르지 못했지만, 기저에 이르는 힘은 정권교체가 강하다고 본다”며 “역사상 가장 높은 직권남용, 업무방해의 허들을 만들어놓고 대장동만 아니라고 할 수 있나. 60대 이상은 투표 많이 하고 50대는 반반이라고 40대는 민주당이 강하지만 20, 30대는 상당한 이탈이 있다. 민주당엔 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