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대신 서로를 향한 가시를 은연중에 묻어뒀다. 이를테면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40대들이 국민의힘 후보는 왕처럼 굴어서 싫다고 한다”고 말하자, 홍 의원은 “난 ‘왕(王)자’를 써본 일도 없다”고 답했다.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무속 논란’을 일으킨 윤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에게 “2017년 대선 출마할 때 개헌해서라도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엔 시기상조라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에게 최근 제기되고 있는 ‘말 바꾸기’ 비판을 다시 꺼낸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꼭 2017년 탄핵 대선 때 나왔던 것으로 시비를 걸면서 물으신다”라면서 웃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한 윤 전 총장의 ‘이력’을 거론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해고는 자유롭게 하되 사회적 안전망을 확실히 보장하는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를 하면 좋겠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면서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강경하게 할 땐 해야 한다”고 했고, 윤 전 총장은 “법 위반할 때 엄정 처리해야 한다”며 결이 다른 입장을 보였다.
홍 의원은 최근 자신과 단일화 소문까지 돌았던 유승민 전 의원에겐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이 100조원 규모의 ‘선진대한민국 미래펀드’(가칭)를 조성하겠다고 한 데 대해 “어떻게 운용을 하고 돈을 벌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보장하겠느냐”고 물었다. 홍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유 전 의원과 자세히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공매도 폐지 공약을 발표한 데 대해 유 전 의원이 “불안한 정책”이라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유 전 의원이 경제 전문가여서 정통하니 다시 돌아가서 우리 참모들과 논의를 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내부 총질’보단 이재명 공격
유 전 의원은 “이 후보는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는 데 훨씬 가속페달을 밟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도덕성과 능력, 업적에서 이 후보의 가면을 벗겨낼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에게 “대장동 비리, 도덕성 공격을 홍 의원이 잘 하겠나, 내가 잘 하겠나”라고 묻자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나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