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수문 위쪽에선 바다 어종인 숭어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 확인됐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 생태계 복원을 위한 4차 개방 사흘째, 하구둑이 문을 열면서 갇혀 있던 생태계도 서서히 숨을 쉬는 모습이었다.
하굿둑을 바라보던 양승경 수자원공사 부산지사장은 "예전에도 숭어나 연어가 아예 없던건 아니지만, 수문 개방 후엔 숭어와 연어가 다시 많이 보이고 있다"면서 "강 주변에 습지가 있어서 생태적 보전 가치도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4개월 개방…바닷장어 돌아와
하지만 낙동강 상류 30km 지점인 경남 합천에서 바닷장어가 잡힐 정도였던 기수 생태계(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의 하구 생태계)가 무너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숭어· 연어 등 회귀성 어종이나 재첩도 모습을 감췄다. 물을 가둬 수위가 높아지다보니 수질이 악화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환경부는 이를 고려해 2019년 수문을 부분 개방하기 시작했다. 이 해 6월과 9월엔 단기 개방을 하루씩 진행했다. 지난해 6~7월엔 개방 기간을 1개월로 늘렸다. 이때 하굿둑 내에서 장어나 멸치 같은 기수·해수 어종이 발견되는 등 생태계 복원 가능성이 확인됐다. 올해는 4차례로 나눠 각 1개월씩 장기 개방을 진행 중이다. 폐쇄회로(CC)TV와 수질 오염 측정기에 따르면 숭어·뱀장어 등이 하굿둑 상류에서 나타났다. 수질 수치도 이전보다 소폭 개선됐다고 한다.
주민 피해 최소화가 향후 '관건'
염해 방지를 위해 수자원공사는 14㎞ 이상 바닷물이 역류하면 수문을 다시 닫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양승경 지사장은 "통합하구관리센터에선 각 지점의 실시간 염분 농도를 파악해 언제든 수문을 닫을 수 있도록 했다. 담수 자원 확보와 선박 접근성을 위해 바닷물 침투는 하굿둑 최대 14km 지점으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수·농업용수 취수구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신규 농수로를 건설하는 등 보완 조치도 몇년 전부터 시행했다"고 했다.
금강·영산강 하구도 개방 추진
하지만 모든 하굿둑을 곧바로 개방하긴 쉽지 않다. 생활용수 안정적 공급과 농지 염해 방지 등의 대책이 우선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금강, 영산강 등에서도 하굿둑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양 지사장은 "낙동강과 달리 금강, 영산강은 취수 지역과 하굿둑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주민 간 이해관계를 푸는 데 오래 걸릴 거라고 본다. 하지만 낙동강 성공 사례를 공유해 하굿둑 개방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