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비상' 마스크 쓰는 獨 확진자 2주새 57% 급증

중앙일보

입력 2021.10.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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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도 베를린의 거리.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에 이어 독일에서도 코로나19확산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독일은 백신 접종률이 70%에 육박하면서 방역 조치를 주(州)재량에 맡기는 등 사실상 '위드 코로나' 상태였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의 신규 사례는 지난 2주 동안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사망자 수도 11% 증가했다.

 
독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월 중순이 되면서 급증했다. 23일 기준 독일 일일 확진자 수는 1만3863명, 7일 평균 1만4000명대를 기록했다. 10월 초만 해도 독일의 일일 확진자 수는 8000명대였다. 독일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최근 7일간 독일의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는 1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1주일 전 70.8명에 비해서도 크게 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10∼14세에서 신규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의 최근 7일간 인구 10만 명당 신규 확진자는 170명이다. 백신을 접종한 양로원과 요양원, 의료시설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90세 이상의 최근 7일간 인구 10만 명당 신규 확진자도 5월 초 이후 처음으로 50명을 넘어섰다. RKI는 최근 주간보고서에서 "올 겨울까지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의 백신 1차 접종률은 69.1%(5742만8000명), 접종 완료율은 66.1%(5497만8000명)로 70%에 육박한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독일은 백신 접종률이 높고 마스크 의무화 및 예방 접종 증명서와 같은 다른 규칙이 시행되고 있어, 코로나19 제한 조치의 즉각적인 재도입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독일 정부는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다시 제한 조치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의 코로나19 제한 조치는 16개 주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중교통과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지난 8월부터 식당, 미용실, 체육관과 같은 실내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는 예방 접종 여부 또는 최근의 음성 테스트의 증거를 제시해야 했다.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 영국과 달리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독일 정부는 높은 백신 접종률과 함께 일상으로의 회복 계획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신에 의존하는 '위드 코로나'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 백신 위원회 소속인 애덤 핀 브리스톨대 의학과(소아과) 교수는 2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프로그램에 의지하는 것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근거들이 나오고 있어 우려된다"며 "연말까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모두가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