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OP26서 '글로벌 메탄 서약' 가입…국내 배출 30%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25 12:01

수정 2021.10.2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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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이탈리아의 화석연료 저장 시설 환기구에서 메탄 가스가 흘러나오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국도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을 줄이기 위한 국제 연대에 동참한다. 환경부ㆍ외교부 등 정부 부처는 다음 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6) 중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가입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메탄 배출량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0% 줄이기로 했다.
 
농업, 천연가스 채굴 등으로 발생하는 메탄은 교토의정서에서 정의한 6대 온실가스 중 하나다.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의 21배에 달한다.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이산화탄소의 200분의 1 수준이지만, 지난 8월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지구 온난화의 약 30%(기온 0.5℃ 상승)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 중 체류 기간이 약 10년으로 이산화탄소(최대 200년)보다 매우 짧은 편이다. 배출량을 대폭 줄이면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COP26을 앞둔 지난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후 대응 촉구 집회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메탄을 적극적으로 줄이려는 새로운 국제 연대가 글로벌 메탄 서약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인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9월 추진 계획을 공동발표한 뒤 세계 주요국의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30개국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EU의 요청을 받은 한국도 이번에 가입을 결정했다. 
 
이들 가입국이 참여한 서약 출범식은 다음 달 1~2일 COP26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예정이다. 발족 후엔 연간 감축 경과 검토를 위한 장관급 회의 개최 같은 후속 행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환 환경부 기후전략과장은 "국가별 감축 목표를 강제 할당하는 개념은 아니고 전 지구적으로 30% 줄인다는 선언적 목표라고 보면 된다. 정확한 가입국 수는 다음 달 출범식 즈음에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년 대비 2030년 국내 메탄 배출량 감축안. 자료 환경부

한국의 메탄 배출량은 2018년 기준 2800만t이다.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8%를 차지한다. 주로 가축 소화기관 내 발효와 분뇨 처리, 폐기물 매립, 화석 연료 연소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를 2030년 1970만t으로 30% 감축하기로 했다. 폐기물 부문에서 400만t, 농축수산 부문 250만t, 에너지 부문 180만t을 각각 줄인다는 계획이다. 가축 분뇨 정화 처리와 저 메탄 사료 개발, 유기성 폐기물 저감과 매립지 내 메탄가스 포집·이용, 화석 연료 사용 축소 등으로 메탄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해당 내용은 지난 18일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담겼다. 각 부처가 NDC 검토 과정에서 메탄을 추가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폐기물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하는 시설. 사진 환경부

김정환 과장은 "메탄은 여타 에너지와 배출 과정이 달라서 줄이기 쉽지 않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소 트림이나 분뇨 등에서 나오는 식"이라면서 "서약 가입을 감안해서 NDC 내 감축 목표를 잡았다. 2030년까지 30% 감축은 정부로선 의욕적인 수치다. 기술 개발과 재정적 투자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기후 대응을 나쁘지 않게 평가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지구 온난화 효과가 큰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온실가스로 평가받는다"면서 "여전히 2030 NDC가 한국의 책임과 역할에 비춰 부족하긴 하지만, 국가 차원의 메탄 감축 계획을 좀 더 진전시킨 건 긍정적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