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증언 “남욱이 의회 농성하라고 했다”
2009년 6월 부동산개발업체 씨세븐은 토지주들과 도시개발 시행업무 대행계약을 맺은 후 대장동 땅 3분의 1을 매입하기로 계약하는 등 지주 작업(땅 수용)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이씨는 지주 작업 등을 돕는 부동산 컨설팅용역 계약을 씨세븐과 맺었다.
이씨에 따르면 2012~2013년쯤 원주민들은 당시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PFV) 대표였던 남 변호사를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된 특수목적법인(SPC) 대표로 여겼다고 한다. 남 변호사 역시 원주민들에게 본인을 “(대장동 개발 사업의) 민간 대표는 나다”라고 말했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
남 변호사와 이씨가 2012년 6월 체결한 합의서(‘부동산 컨설팅용역 계약서 변경 합의서’)에 따르면 “남욱이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요구하는 사항에 협조해야 하며 남욱 동의 없이 남욱 이외의 사람과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주도권은 남 변호사에게 있었다는 뜻이다. 이씨는 계약 대가로 남 변호사에게 2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씨는 “이재명 시장 당선 후 성남시에서 대장동 개발을 하려면 공사 설립을 해야 했는데, 공사 설립안이 시의회에서 여러 차례 부결됐다. 그 과정에서 2~3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2010년 시장 취임 후 2012년 말까지도 공전(空轉) 상태였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그는 “그사이 이강길 씨세븐 대표가 구속되고 부산저축은행이 공중분해 되는 등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원주민 동원한 ‘대장동 패밀리’
이씨는 “(남 변호사 말대로) 원주민 30~40명을 데리고 성남시의회가 열릴 때마다 가서 사정도 하고 농성도 하고 그런 행동을 여섯 달을 했다”며 “당시 함께 움직이던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부동산업자 정재창씨 등이 우리가 시의회에 올 때마다 뒷전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느 날은 낯선 사람이 보여 남 변호사에게 누군지 물어봤는데, 기자라고만 하더라”며 “요즘 뉴스를 보니 그때 그 사람이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7호 실소유주인 배모 기자였다”고 말했다. 원주민을 설득해 공사를 만들고 민관 합동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장동 패밀리’가 깊숙이 개입한 것이다.
이씨는 “공사 조례안이 통과한 약 사흘 만에 성남시설관리공단(공사 전신) 본부장 직함을 달고 유 전 본부장이 나타나 대장동 관련 논의를 원주민에게 했다”며 “유 전 본부장도 이들과 같이 움직이던 몸통으로 본다. 공사 만들 때만 원주민을 이용해서 공사가 만들어지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