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원의 부동산노트] 2차 사전청약 신혼부부 청약
신혼부부 특별공급(이하 신혼특공) vs 신혼희망타운(신혼타운). 결혼하거나 결혼을 앞둔 30대가 25일부터 청약 접수하는 2차 사전청약 ‘로또’를 잡을 수 있는 길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2차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하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고 2억5000만원가량 저렴하다.
30대는 매달 1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청약저축액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일반공급 당첨을 꿈도 꾸기 어렵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짧아서다. 추첨으로 뽑는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억세게 운이 좋아야 한다. 1차 사전청약 때 생애최초 경쟁률이 27대 1로 신혼특공이나 신혼타운의 2배 정도였다.
신혼타운 자산 기준 3억700만원 이하
그런데 이름이 비슷하지만 신혼 특공과 신혼타운은 서로 다른 길이다. ‘흙수저’ ‘금수저’에 따라 신혼타운과 신혼특공으로 갈라진다.
신혼타운과 신혼특공 모두 자산 요건을 두고 있다. 신혼타운이 부동산과 금융자산, 전세보증금, 자동차 등의 합계액이 3억700만원 이하다. ‘부모 찬스’로 비싼 전셋집에 살거나 주식·예금이 많아도 안 된다.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없이 준중형 승용차인 아반떼를 탄다면 보증금 2억9000만원 이하 정도 전셋집에 사는 조건이다.
신혼 공은 금융자산 등 제한 없이 부동산 2억1550만원, 자동차 3496만원 이하이면 된다. 주식·현금 부자이고 고가 전셋집에 살아도 상관없다. 자동차는 준대형인 그랜저까지 탈 수 있다.
정부는 1차 사전청약에서 신혼 특공을 대부분 59㎡ 이하로 배정했다가 경쟁이 치열하자 2차에서 74~84㎡ 물량을 대폭 늘렸다. 74~84㎡ 비율이 1차 17%, 2차 59%다.
신혼 타운의 엄격한 자산 요건으로 당첨자는 신혼타운에 당첨해도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렵다. 2차 사전청약 신혼타운 분양가가 3억1000만~5억5500만원이다. 성남복정2 56㎡T타입이 가장 비싸다.
신혼타운 전용 초저금리 대출
그래서 신혼 타운에 파격적인 대출 지원이 포함돼 있다. 1%대 초저금리로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주택도시기금의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상품’이다.
모집공고에 안내가 들어가야 하지만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사전청약 모집공고에 빠져 있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리 등을 본청약 때 결정하기 때문에 본청약 모집공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초저금리의 이자 절감 효과가 얼마나 될까. 1.3%로 시뮬레이션해봤다. 분양가 5억5500만원을 70%(3억8850만원), 30년 만기로 대출받아 전매제한에서 풀리는 입주 후 7년에 매도할 때까지 이자가 총 3000여만원이다. 시중 금리(3.3% 예상) 이자보다 5000만원 정도 적다.
매각차익 50%까지 수익 공유
그런데 이 대출은 초저금리로 지원해주는 대신 수익(매각차익)의 일부를 기금이 가져가는 ‘수익공유형 모기지’다.
3억8850만원을 대출받아 7년 뒤 갚는 경우 자녀가 둘이면 정산 비율이 30%다. 과천 등에서 분양가 5억5500만원 아파트의 주변 시세가 15억원 정도다. 매도가격을 20억원으로 예상하면 매각차익이 14억4500만원이고 기금이 가져가는 금액이 4억3350만원이다. 이자 5000만원 이득을 보는 대신 4억3350만원을 내놓는 것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기금이 정산하는 금액은 양도차익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양도세는 조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혼타운이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흙수저'에게 초저금리 대출의 디딤돌을 놓아주지만 자산 증식 효과는 신혼특공만 못하다. 신혼부부 사전청약도 돈이 돈을 버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