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성(陝西) 시안(西安)에 거점을 두고 있는 중항푸스다(中航富士達科技股份有限公司·AVIC forstar)는 RF(전자주파수) 커넥터·케이블 등 제품의 연구개발과 생산·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제품들은 통신 및 방위 시장에 널리 사용된다. 통신 제품은 무선통신 기지국, 방산 제품은 레이더, 항공 우주, 미사일, 선박 등에 주로 쓰인다. 즉 통신 방위 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부품인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항푸스다는 신삼판(新三·NEEQ, 중국 유망 스타트업의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주식 시장)에서 우량주만 엄선한 일종의 프리미엄 버전 ‘정선층(精選層·NEEQ select)’에 지난해 7월 상장됐다. 산시성 내 기업 중 정선층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F 커넥터 업계 연평균 성장률 '7.2%'…향후 중국 내 시장 규모 2조 7705억 원으로 성장할 것
중항증권 군수 사업 애널리스트인 팡샤오밍(方曉明)은 중국 커넥터 시장이 2025년 345억 달러(40조 9687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이라며 복합 성장률은 7.7%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팡샤오밍은 방위산업에서 한 번 정한 공급업체를 변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중항푸스다의 전망이 밝은 것도 이와 관계있다. 중항푸스다는 현재 정부 기관의 인증을 받은 커넥터·케이블 공급업체로 위성통신, 우주탐사 등 분야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해당 분야가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하며 부품 공급업체인 중항푸스다 역시 안정적인 수급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술력에 주력한 중항푸스다는 특허와 표준 제정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지금은 중국 내 커넥터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 표준을 보유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궈 부회장에 따르면 중국은 방위산업에서 수년간 해외 기업에 의존해 왔으나 지난 5년간 현지 기술력 향상에 힘써온 결과, 위성 미사일의 장비 커넥터 등 많은 부분에서 현지화를 달성했다.
하필 이 시국에 화웨이의 파트너라니, 아마도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것이다. 미중 무역 전쟁 속 화웨이는 큰 타격을 받았는데 중항푸스다의 통신 사업에는 지장이 없는 것일까?
궈 부회장은 “올해 화웨이 관련 사업이 축소됐으나 화웨이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휴대전화 분야를 (중항푸스다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며, 화웨이 역시 전반적인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으므로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와의 협력과 관련해 수익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방위산업 분야 주문을 더욱 확대한 것도 올해 중항푸스다의 실적 견인에 한몫했다고 궈 부회장은 부연했다.
구체적으로 통신 산업에서 5G 기지국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8월 현재 중국은 100만 개 이상의 5G 기지국을 구축했으며 이는 전 세계 5G 기지국 수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방위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에 미국과 군사적 대치 중인 중국은 올해 강군 육성에 힘을 쏟는다. 또 중국군은 2035년까지 국방 및 군대 현대화를 완료, 21세기 중반에는 세계 최강인 미군을 넘어선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곧 무기와 장비 강화를 의미한다. 중항푸스다의 방위산업 분야 제품의 주문량이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RF 커넥터는 통신 및 방위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인 만큼 중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책 지원과 수요 증가 등 ‘쌍끌이 효과’로 중항푸스다의 고속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