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 1000명과 공무원 102명을 대상으로 했다. 중앙행정기관의 보도자료와 정부 업무보고 자료 등에서 추출한 공공용어 104개를 가지고 설문 조사한 결과 일반 국민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용어가 97개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공무원은 어떨까? 공무원 역시 어려워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용어가 81개나 됐다고 한다. 공공용어 개선의 시급성을 말해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주변에서 종종 들어 보면서도 일반인과 공무원 모두 어렵다고 답변한 용어 가운데는 ‘시방서’가 있다. 시방서(示方書)는 건물을 설계하거나 제품을 제조할 때 도면상에 나타낼 수 없는 세부 사항을 명시한 문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공사 또는 제품에 필요한 재료의 종류와 품질, 사용처, 시공 방법, 제품의 납기, 준공 기일 등 설계 도면에 나타내기 어려운 사항을 명확하게 기록한다. 도면과 함께 설계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한다고 한다.
‘시방서’는 일본어식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공공언어의 주체자인 공무원도 어렵다고 하듯이 무엇보다 이해하기 힘들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국립국어원은 ‘시방서’를 쉬운 말인 ‘설명서’로 바꾸어 부를 것을 권하고 있다. ‘설명서’라고 하면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없다.
‘시방서’를 사양서(仕樣書)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또한 일본식 표현으로, ‘설명서’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제처 역시 법률·조례 등에 나오는 ‘공사시방서’를 이해하기 쉬운 ‘작업설명서’로 고치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