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당원 투표로 진행된 12일 경선 결선 투표에서 “당원들은 아슬아슬한 표차로 본선 경쟁력을 선택”(여영국 대표)했다. ‘세대교체’를 내건 이정미 전 대표를 264표(2.24% 포인트) 차로 꺾었다. 이런 결과에 심 후보는 “대선 후보는 심상정이 돼야 한다는 당원들의 절박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정치적 전망을 열어내는 역할을 당원들이 저에게 부여한 것”이라는 의미를 덧댔다.
민주당과 차별화 나선 沈…민주당 이탈층 흡수할까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에겐 “누가 부동산 투기공화국 해체 적임자인지 무제한 양자토론을 제안한다”(12일 감사 연설)며 대립각을 세웠다. 연일 대장동 특검을 주장하는 그는 13일 라디오에선 이 후보의 대장동 사업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민주당 내에서 (이 후보의 배임) 우려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13일 라디오)며 민주당 내 틈새를 노렸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선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경선 불복’ 논란 이후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ㆍ리얼미터의 ‘이재명ㆍ윤석열ㆍ심상정ㆍ안철수 4자 가상 대결’ 조사(11~12일)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 사람’(604명) 중 고작 14.2%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이번 대선이 ‘비호감 대선’으로 흐르는 점이, 심 후보에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민주당), 윤석열ㆍ홍준표(이상 국민의힘) 등 양당 대선 주자들의 비호감도가 50% 이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서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조국 사태를 거치며 정의당과 심상정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긴 했으나, ‘심블리’라는 별명이 있는 심 후보는 다른 주자들에 비해 부패 이미지는 가장 적다”며 “양당 후보에 실망한 민심이 심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사표 방지 심리, 당내 분란…넘어야 할 고비 산적
정의당 내부의 분란 요소도 있다. 2019년 조국 사태에서 보인 지도부의 애매한 태도가 계기였는데, 당시 당 대표가 심 후보였다. 민주당과 연대해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제는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뒤통수’를 맞았고, 지난 총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6석)를 받았다. 이에 총선 직후 심 후보는 “모든 책임은 제가 감당하겠다”며 대표직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조기 사퇴했다.
지난해 8월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을 거부한 같은 당 류호정ㆍ장혜영 의원과 관련해선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류 의원은 경선에서 이정미 전 대표를 지지했고, 심 후보를 겨냥한 ‘제껴라, 믿는다’란 슬로건을 만들었다. 정의당 관계자는 “전체 구도는 제3당에 불리한 팽팽한 양당 구도이고, 내부엔 심 후보에게 실망한 당원들이 적지 않다”며 “그럼에도 이런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가 심상정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당내 여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