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실업자 신세가 됐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저에게 펼쳐질 불확실한 길, 목적지도 가는 길도 정해지지 않은 이 새로운 항해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 당 내에선 "적극적인 당내 역할보단 한동안 직책 없이 향후 행보를 고민하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14분가량의 인사말에서 7분간 자신을 도운 의원단과 지지자를 일일이 거명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 나머지 발언엔 날이 서 있었고, 게중엔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경기 지사를 겨냥하는 듯한 뉘앙스의 말도 포함됐다.
“겸손해야 한다. 국민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의 여러 부분 중 가장 예민하게 발견하는 것은 오만” “국민과 당원 앞에서 오만하면 안 된다. 하물며 지지해주신 국민을 폄하하면 절대로 안 된다”등의 발언이었다. 이 전 대표측이 완승한 3차 국민 선거인단 선거 결과에 대해 “사소한 차이” “도깨비 장난” 등으로 표현한 이 후보 측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경선 종료(10월 10일) 이후 서울과 지방 등에서 칩거해온 이 전 대표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나흘 만이다. 지지자 50여명은 캠프 사무실 인근 길가에서 “지켜줄게 이낙연” “대통령 이낙연” 등을 열호했다. 해단식 시작 전엔 이 전 대표가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가족들도 해단식을 멀리서 지켜봤다. 이 전 대표 측 인사는 “가족들과 일주일 가량 휴식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의 선대위원장’에 거리 둔 이낙연
전날 ‘경선 승복’ 메시지에서도 이 전 대표는 ‘원팀’ 대신 ‘단합’ ‘포용’이란 표현을 썼다. 이 전 대표 캠프 인사는 “대장동 의혹을 제기한 것이 우리였는데 경선이 끝났다고 ‘원팀이 되자’고 말하는 건 자가당착에 가깝다”며 “일단 대장동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대장동 관련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된 뒤에야 도울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낙연 지지자 “이재명 후보 효력정지” 가처분
이 후보 캠프의 현근택 전 대변인은 14일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 캠프는) 지지자들의 자발적 행동이라고 놔둘 게 아니라 자제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캠프의 정운현 전 공보단장은 “이 후보는 도발하는 현근택의 언행부터 자제시켜라. 그쪽(이 후보 측)은 원팀 할 생각이 없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현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