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 측은 중도 사퇴한 후보들의 표를 유효표로 인정할 경우 이재명 후보가 과반에 실패한 만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의원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수용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결선투표를 치러야 그게 진정한 원팀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함께 일심으로 단결”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 후보 측 손을 들어줬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후보와 당 지도부의 면담 자리에서 “바로 뒤에 백드롭 로고도 이재명 후보의 얼굴이 그려졌다. 이제부터 이 후보는 단순 경기지사가 아니라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 민주당의 후보가 된 것”이라고도 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토건 세력 비리에 대한 대책위를 구성해서 전당적으로 대응하겠다. 성남시가 얼마나 일을 잘 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화천대유는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이 후보 입장에 보조를 맞췄다. 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와 송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등 당 최고위원들은 “민주당 화이팅! 이재명 화이팅! 송영길 화이팅!”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의 논의 내용에 대해 “쉽지 않은 선거인 만큼, 통합·원팀이 중요하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팀천국·분열지옥’이란 말을 했다. (당규 논란이) 법적으로 다툴 일은 아니지 않느냐는 최고위원들의 걱정과 당부도 있었다”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대선 후보가 바뀔 일은 없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고 수석대변인은 “이의신청이 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는 보겠지만, 다르게 결론을 낼 방법 또한 마땅치 않다. 추천장 전달로 공식적으로 완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송 대표는 ‘이의제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표현하기보다는, 저희는 어제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이의제기된 것들은 선관위나 당 기구의 공식 절차를 통해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의제기 절차마저 무시하는 모양새가 될 경우, 원팀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말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당 지도부의 의도적 무시는 부정선거”(김종민 의원)라며 송 대표를 향한 격앙된 반응이 적지 않았다.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도왔던 한 의원은 “송 대표가 경선연기론 때처럼 깔아뭉개려고 하는 것 같은데, 좀 달래주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정치적 지혜 아니냐”며 “이렇게 하면 이낙연 지지자들이 본선에서 합심하기가 어려울 거다. 이러다 본선에서 패배하면 다 송영길 탓이란 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