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 이모(26)씨는 “마지막 게임이 ‘오징어 게임’이라는데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게임이고 왜 이름은 하필 오징어인지 몰라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께 물어보니 어머니는 모르고 아버지는 들어봤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박모(35)씨는 “주변에 물어보니 해봤다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대체로 잘 모르더라”고 말했다.
[이슈추적]
“놀이판 모양이 오징어…과격한 집단 경쟁”
공격팀은 그림 상 가장 위인 머리(동그라미)에, 수비팀은 몸통(세모와 네모)에 들어간다. 공격과 수비 모두 그림판에서 밖으로 나올 때는 깨금발로 서야 한다. 단 공격팀은 세모와 네모 사이의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 양발로 다닐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이를 암행어사(이 표현도 지역에 따라 달랐다고 한다)라고 부른다. 그림 판 밖에서 공격과 수비가 겨룰 때 양발로 선 암행어사가 유리해지기 때문에 수비는 공격팀의 허리(세모와 네모 사이) 통과를 막아야 한다. 그림판 밖에서는 사실상 씨름과 같은 격투를 벌이게 되며 땅에 넘어지면 ‘아웃’이 된다.
공격팀은 오징어 몸통 아래 출입구로 들어가 공격 진영인 동그라미 부분까지 들어가게 되면 승리하게 된다. 수비팀은 공격팀을 모두 아웃시켜서 저지하면 공수가 교체된다.
민속예술사전에는 ‘밀고 당기고 부딪치는 등 전반적으로 과격한 양상을 보이지만 집단 간의 경쟁을 통해서 느끼는 재미는 다른 놀이에서 얻기 힘들다’거나 ‘내가 위기에 몰렸을 때 우리 편이 와서 도와주는 등 서로 도와주고 구해주는 과정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는 설명도 있다.
“일본어로도 불렸지만, 일본엔 없다”
임경택 전북대학교 문화인류학과(일본 문화) 교수는 “일본에 이와 유사한 놀이는 없다. 일본 강점기의 잔재 때문에 놀이 이름만 일본어로 불린 게 아닌가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전래놀이를 30년 이상 연구한 고갑준 전래놀이연구가는 “문화는 늘 간섭 현상이 있기 때문에 비슷할 수밖에 없다”며 “어디서 출발했는지 따지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놀이는 1990년대부터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으로 추측된다. 임 교수는 “‘완구’라는 게 생겨나면서 아이들이 ‘장난감’이라는 것을 갖고 놀게 됐고 그러면서 전통 놀이가 점차 사라졌다”고 말했다. 고 연구가는 “시대상이 바뀌면서 문화의 형태도 변하게 되는데, 90년대 이후부터 아이들이 놀 시간이 없어지면서 놀이 자체를 잘 안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옛 동네 골목의 놀이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의 추억으로만 존재해 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