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은 헝다그룹, 홍콩 증시서 주식 거래 정지

중앙일보

입력 2021.10.0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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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채권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해 파산설까지 나왔던 중국의 부동산 재벌기업 헝다(恒大) 그룹의 주식 거래가 4일 홍콩 증시에서 중단됐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 있는 헝다센터 건물의 모습. 제공 로이터

달러 채권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해 파산설까지 나왔던 중국의 부동산 재벌기업 헝다(恒大) 그룹의 주식 거래가 4일 홍콩 증시에서 중단됐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각) 홍콩 증시에서 헝다그룹과 헝다의 부동산 관리사업을 맡은 헝다물업(物業)의 주식 거래가 잠정 중단됐다고 밝혔다. 헝다와 헝다물업의 시장가치는 각각 391억 홍콩달러(약 5조9000억원), 554억 홍콩달러(약 8조4000억원) 수준이다.
 
홍콩 거래소가 헝다그룹 관련 일부 종목의 주식 거래를 정지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헝다그룹이 보증을 섰던 다른 채권 만기일이 다가오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쥐샹(鉅祥ㆍJumbo Fortune) 기업이 발행한 2억6000만 달러(약 3000억원) 규모 달러 채권의 만기가 지난 3일 도래했고, 헝다그룹이 채권 담보인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 채권이 헝다그룹의 기존 달러 표시 채권과 달리 30일 부도 유예 기간이 없어 4일까지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부도 처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헝다는 이미 지난달 23일과 29일 지급 예정이던 달러 채권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한 상태다. 


지금까지 알려진 헝다의 부채는 3000억 달러(약 356조원) 이상으로, 디폴트 우려가 퍼지자 헝다 주가는 올해에만 80% 정도 떨어졌다.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 항셍 지수도 2% 넘게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