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는 3일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관련 공약을 발표한 뒤 ‘왕(王)자 논란’ 관련 질문을 받고 “그러는 것을 보니 후보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순회 경선을 마친 뒤엔 “인터넷 댓글 중에 ‘무당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쓰여 있길래 무슨 상관이 있는지 생각해보니 ‘무당(巫堂)층’이었다”며 “(윤 전 총장이) 답답해서 그랬겠지만 안 보이는 곳에다 새기지 그랬냐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오는 2차 컷오프를 앞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들도 일제히 윤 전 총장 비판에 가세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점으로 박사학위 받는 것도 처음 봤고 무속인 끼고 대통령 경선 나서는 것도 처음 봤다”며 윤 전 총장 부부를 함께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는데 이제 ‘부적 선거’는 포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누구의 말을 듣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국민은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며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경험 부족과 토론 실력을 보면서 과연 사이비 종교지도자 같은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토론이 겁나서 후보가 부적을 붙이든 굿을 하는 건 자유지만 국민을 속이려 해선 안 된다. 5차 토론회 때만 지지자가 써준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 게 탄로 나자 말을 바꿨고, 손 소독제로 유성 매직이 지워지는 게 드러났다”며 “무속에 의지하는 후보와 거짓말하는 참모들은 절대 권력을 쥐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6~7일 대선 경선 후보를 8인에서 4인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 투표를 실시한다. 결과는 8일 발표된다. 윤 전 총장을 제외한 후보들은 이에 앞서 열리는 6차 TV토론(5일)에서 윤 전 총장을 집중공격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왕(王)자 논란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