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연희동 집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누나 김명옥씨가 매입한 것에 대한 논란이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의 적극적 해명에도 각종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주변에 “내가 박영수 중수부장을 따라 몇 번 김씨를 본 적은 있는데 딱 보니 사람이 이상해서 (이후에 관계를)끊어버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김만배씨와 '형님, 동생' 하는 사이”(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등)라는 여권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 말이었다.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한 윤 전 총장의 설명은 이랬다. “(2006년 무렵) 박영수 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 내가 중수부 연구관으로 있으면서 박 부장을 따라 몇 차례 만난 적은 있다”면서도 “당시 김씨가 붙임성이 좋아 다른 검사실은 오갔지만, 나를 어려워해 내 방에 온 적은 없다. 십수년 전부터 연락도 안 하는 사이”라는 것이었다.
김씨와 친분이 없기에, 부친 집을 김씨 친누나가 산 것도 “우연의 일치일 뿐 문제될 게 없는 거래”라는 게 윤 전 총장 주장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김씨가 매매과정에서 내 아버지 집인 줄 알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연희동 해당 주택을 찾아 현장 조사를 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거론될 무렵 부친이 급매물로 내놓은 집을 김만배씨 친누나이자 천화동인 3호 투자자가 매수한 것을 그냥 우연이라고만 이야기하기에는 로또 당첨급의 확률이지 않으냐”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되기 직전 부인 김건희씨의 전시회를 후원하는 협찬사가 크게 늘면서 인사청문회 때 "보험용 아니냐"는 공방이 일었던 것과 연관을 짓고 있다.
매매 방식을 두고도 민주당은 “김씨 친누나가 대출까지 받아가며 무리하게 거래한 이유가 궁금하다”(장경태 의원)는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연희동 집 등기부 등본을 보면, 김씨는 매입금액 19억원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68.4%)을 대출로 메웠다. 검찰 출시 한 변호사는 “언론보도를 보면 김씨 친누나는 대장동 개발을 통해 최근 3년간 1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비싼 이자(신협)를 감수하면서까지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사들인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