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확보한 금품 로비 정황은 천화동인 5호 대주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제출한 녹취파일 19개라고 한다. 정 회계사는 최근 2년간 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1호 대주주인 김만배 화천대유 회장 등 주요 주주들과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등 성남도시개발공사 측과 대화를 녹음했고 이를 검찰에 넘긴 것이다.
이 가운데에는 대장동 개발 민관합작법인(SPC)인 성남의뜰의 50% 최대 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주요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수억원씩 10여억원을 제공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 회계사는 이와 관련 수억원대의 현금 뭉치가 찍혀져 있는 사진과 이 돈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한 인물 등에게 전달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도 함께 제출했다고 한다.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금품 로비가 이뤄졌다는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난 셈이다.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 4호 대표인 남욱 변호사와 함께 2009년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 추진 당시에 관여했고, 화천대유가 하나은행 컨소시엄 일원으로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할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제출한 녹취록 내용에 따라 화천대유와 개인 투자자 7명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3억5000만원(지분 7%)을 투자해 수천억원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된 이익배분 구조와 토지 헐값 분양 및 아파트 직접 분양 등 특혜를 받게 된 이유가 규명될 수 있다.
정 회계사 본인도 천화동인 5호 대주주로 대장동 개발사업에 5581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연말까지 644억원을 배당받았다. 정 회계사 가족이 대표인 법인이 지난해 3월 서울 신사동 5층 빌딩을 173억원에 매입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지사와 배당금 4040억 전혀 관계 없어…유동규 무슨 일 했는지 몰라”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김태훈 4차장 검사의 지휘 아래 경제범죄형사부(9명)·공공수사2부(3명)·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1명)와 타청 파견 검사(3명) 등 16명 규모로 꾸려진 대장동 특혜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향후 화천대유 등 10여곳에서 압수한 물품을 분석하는 작업과 동시에 정 회계사가 제출한 금품 로비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 및 수억원대 현금 제공 사진의 진위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