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젤 방문객의 대부분은 유럽인이었다. 9만여 명이 다녀간 지난번 행사에 비해 이번에는 미주나 아시아 대륙의 컬렉터 대부분이 불참했다. 하지만 의욕 넘치는 컬렉터는 페어 시작 전에 미리 배포된 PDF 자료나 OVR(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이미 작품을 구입했다고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장터가 열리는 ‘하이브리드 아트 페어’라는 용어가 정착되고, 메이저 갤러리들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연일 그림을 교체해 걸고 있었다.
최근 세계의 많은 갤러리스트가 프리즈(영국의 대표적 아트 페어)의 서울 개최와 아트 바젤이 도쿄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미술시장의 거대한 파워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지만 이번 아트 바젤에서 동양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발견할 수는 없었다. 시장에 대한 관심에 비해 문화적 관심이나 교류는 아직 적당한 균형을 발견하지 못한 듯하다.
아무튼 행사장 안의 수준 높은 작품들, 크기의 제한을 최대한 허용한 아트 언리미티드에서 만난 위대한 작품들, 바이엘러 재단이나 쿤스트 뮤지엄 등의 다양한 미술 프로그램이 집약된 올해 바젤은 예술 작품으로, 혹은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건물과 위대한 건축가들의 현대적인 건물이 공존하는 도시의 조화로움으로 여전히 강한 매력을 발산하는 도시로 남아 있었다. 술렁이는 예술 장터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몸소 찾은 이들에게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크고 작은 감동을 가득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