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건조 인력 2000명 고용 보장"…한진중공업, 동부건설 컨소시엄 인수

중앙일보

입력 2021.09.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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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한진중공업·부산시 28일 업무협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 한진중공업]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이달 초 인수한 국내 최초 조선소인 부산 한진중공업이 기존 조선업과 고용을 유지한다. 부산지역 사회에서 우려해온 해고와 조선소 부지 상업개발 등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시와 동부건설·한진중공업은 28일 오후 4시 부산시청에서 ‘한진중공업 조기 정상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한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박형준 시장과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홍문기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외에 그동안 조선업과 고용유지를 요구해온 부산시 의회와 상의·시민단체 대표자가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은 인수합병 이후에도 조선업과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한다’고 약속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한진중공업에서 선박 건조 등을 위해 일해온 2000여명의 일자리가 보장될 전망이다. 또 조선업 협력업체 100여곳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한진중공업의 투기자본 매각저지 등을 위한 부산시민대책위와 부산시의회가 2020년 12월 29일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 의회와 상의·시민단체 등 지역사회는 한진중공업 매각이 추진되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인수를 추진한 동부건설 컨소시엄 등을 방문해 의견문을 전달하는 등 조선업과 고용유지를 요구해왔다. 
 

“2000여명 일자리 보장, 협력업체 유지”

이번 협약식에서 한진중공업은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동부건설은 이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부산시와 의회·상의 등은 한진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돕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지역 최대 조선소이자 193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조선소로 국내 조선업과 부산 경제의 상징적 존재였다. 하지만 조선업황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6년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관리해왔다.   

2019년 4월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500톤급 해경 경비정 5척 통합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다행히 지난달 채권단과 동부건설 컨소시엄 간의 매각 협상이 마무리되고, 지난 3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면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채권단에서 지분 66.8%를 확보한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바뀐 것이다.  
 

한진중공업, “상선 건조 확대하기로”

 
채권단 관리하에서 그동안 군함·관공선 등 특수선 위주로 선박을 건조해온 한진중공업은 조선 부문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테이너·벌크·탱크선 등 상선 건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형 컨테이너선과 중소형 LNG·LPG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원유 운반선 등의 수주에 영업력을 집중하기 위해 이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해당 분야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연합뉴스

홍문기 한진중공업 대표이사는 “회사 부침에도 변함없이 응원해준 지역사회에 감사드린다”며 “부산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경영 정상화를 앞당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