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도 팔고 인지도 함께 높이고”…식품업계 ‘굿즈’ 열풍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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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출시한 ‘새우깡’ 굿즈. [사진 농심]

 
평소 좋아하는 맛이 아닌 과자인데 함께 제공하는 귀여운 모양의 사은품을 갖고 싶어서 구매한 경험이 한 번쯤 있기 마련이다. 최근 식품업계에 이런 수요를 노린 ‘굿즈’(특정 브랜드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마케팅 바람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먹거리를 선택할 때 맛뿐 아니라, 감성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1980년 초~2000년대 초 출생)를 노린 전략이다.  
 
이전엔 굿즈가 장난감이나 문구 같은 잡화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각종 생활용품부터 캠핑용품·의류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굿즈에 적용되는 디자인도 이전에는 유명한 캐릭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매니어층을 보유한 특색 있는 디자인이 첫선을 보이고 있다. 특정 제품을 사지 않고 굿즈만 판매하기도 한다.  
 
농심은 ‘새우깡’ 출시 50주년을 맞아 패션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바인드’와 손잡고 새우깡이 콘셉트인 다양한 굿즈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새우깡 표지 디자인을 스마트폰 케이스부터 캠핑체어와 보냉백 같은 캠핑용품에 그려 넣었다. 
 
농심은 새우깡뿐 아니라 안성탕면, 너구리, 포테토칩, 깡 시리즈 등 대표 제품을 재해석한 ‘바인드×농심 캠핑마켓’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들 제품 표지 디자인을 다양한 캠핑용품에 적용했다. 농심 관계자는 “수십년간 사랑받은 장수 브랜드가 젊은 층과 소통하며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의 ‘카스’와 사운드샵인 ‘발란사’가 협업해 내놓은 카스 굿즈. [사진 오비맥주]

 
오비맥주도 이달 초 ‘카스’ 디자인을 적용한 굿즈를 내놨다. 개성 있는 스트리트 패션을 선보이며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사운드샵(편집스토어)인 ‘발란사’와 손을 잡았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제품인 카세트 플레이어와 카세트 테이프에 카스 디자인을 접목했다. 컵, 가죽 키링에 모자·티셔츠까지 만들었다. 
 
‘버드와이즈’는 스트리트 패션브랜드인 ‘더 인터내셔널’과 협업해 굿즈인 티셔츠와 모자를 선보였다. 흑색과 백색이 어우러진 바탕에 붉은색으로 강렬한 느낌을 더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일으키면서 뉴트로 감성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래전 인기 있던 제품이나 디자인을 되살린 굿즈도 눈에 띈다. 롯데칠성음료는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델몬트 ‘오렌지주스100’ 유리병 디자인을 축소한 미니 제품을 출시했다. 이전 제품(2ℓ)보다는 작은 수준인 250㎖ 크기다.  
 
식품업계가 굿즈에 집중하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돼서다. 굿즈를 한정판으로 제작하는 것도 희소가치를 높여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광고보다 입소문이나 독특한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인기 있는 굿즈는 그 자체 판매로도 제법 매출이 쏠쏠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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