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7일 공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고령자 중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사람은 전체의 57.7%였다. 직전 조사인 2015년 49.7%보다 8%포인트나 증가했다.
생활비를 직접 준비하는 60세 이상 인구가 늘어난 이유로 통계청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고령층 진입’을 꼽는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대학 진학 비율이 높고, 자산 축적 등 노후 대비가 비교적 잘 돼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2015년 조사에서는 60세 이상이 주식·펀드·채권 등으로 생활비를 대는 경우가 0%로 집계됐는데, 지난해에는 고령자의 생활비 원천 중 3.1%가 금융자산이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통해 생활비를 얻는 경우도 2%를 차지했다.
특히 직접 일하거나 사업을 통해 생활비를 만드는 고령자 비중이 증가했다. 지난해 고령자의 생활비 원천은 본인과 배우자의 일·직업에서 나오는 경우가 26.8%로 가장 많았다. 2015년(23.4%)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연금(공적+개인)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령자는 전체의 12.7%였다.
반대로 자식이나 국가의 도움은 줄었다. 지난해 고령자 생활비 원천 중 자녀의 도움은 10.7%,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는 11.1%였다. 2015년에는 자녀의 도움이 16.3%, 국가·지자체의 보조가 13%였다.
결혼 안하는 30대…남자 2명 중 1명 미혼
미혼 인구 비중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는 미혼 인구 비중이 1990년 6.8%에서 2000년 13.4%, 2010년 29.2%, 2020년 42.5% 등으로 계속 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30대 남성은 미혼자 비중이 50.8%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또 지난해 성인 중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이른바 ‘캥거루족’은 31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65만명은 한창 일할 나이인 30ㆍ40대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한 사람 비중이 38.9%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30대는 절반 이상(56.5%)이 직접 일해 생활비를 마련했으나, 7.0%는 여전히 부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마시는 물?…첫 조사 결과
통계청은 또 가구별로 마시는 물에 대한 조사도 처음으로 실시해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생수를 사서 마시는 가구가 31.6%로 가장 많았다. 수돗물을 정수해서 마시는 가구는 26.6%,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가구는 24.7%였다. 아이가 있어 2·3대가 함께 사는 가구는 수돗물을 정수해 마시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제주도에서는 가구 절반 이상(50.9%) 생수를 사서 마신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