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미국·중국은 상대국에 25%의 관세를 매기며 ‘무역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중국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IT, 전기자동차, 로봇, 컴퓨터 등 첨단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미국 농산물, 전기기계제품 등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중국은 총 네 차례에 걸쳐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했고, 이듬해 미·중 무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 떨어졌다. 장기화하는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중국은 2019년 미국의 최대 교역국 자리를 멕시코에 내주기에 이르렀다.
특히 코로나 19가 발발한 2020년에도 양국의 무역액은 8.8% 증가하는 등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8.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해관).
잦은 갈등에도 수출과 무역액이 상승한 이유가 뭘까.
중국 해관 통계를 보면 2020년 중국 전기기계제품의 대미 수출은 9% 증가했다. 그중 노트북·휴대전화가 각각 23.4%, 4.6% 늘었다. 같은 기간 의약재 및 약품 역시 30.7% 확대됐다.
마스크가 대표적이다. 미국이 수입한 방역 물자 중에서 마스크의 83%, 방호복의 3분의 2가 중국 제품이었다. 지난해 중국의 마스크 하루 생산량은 1억 개를 돌파했다. 한 관계자는 1주일 동안 최대 700만장을 생산해 수출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가격 우위 외에 품질 또한 중요한 고려 조건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미국 바이어는 "동남아 국가에는 숙련된 기술 노동자가 많이 부족하고 품질 관리 수준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푸샤오란(傅曉嵐) 옥스퍼드대학 기술경영발전연구센터 주임은 "비교우위 및 시장의 선택을 기반으로 중·미 양국은 구조적으로 상호보완성이 강한 관계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관계를 구축했다"면서 "상호보완성은 생산원가를 낮추고 상품 종류를 확대해 양국 기업 및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한다"고 설명했다.
관세는 '양날의 칼'이라 불린다. 관세 증가에 따른 원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 중 90% 이상을 미국 기업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패권경쟁이 국제 정세의 화두로 대두한 이래 경제적 패러다임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중국 컴퓨터와 전자 제품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 부과는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의 다국적 기업에 위협요소가 된다.
우리 경제 역시 무역 분쟁의 확대와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고 공생과 협력에 나서야 할 때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