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무’를 아시나요
오늘의 부여가 MZ세대 사이에서 ‘낭만도시’로 뜬 데는 나무 한 그루의 영향이 크다. 가림성 사랑나무 이야기다. 가림성은 501년 백제 동성왕 때 성흥산(260m) 정상에 세워진 산성으로,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도 등장하는 장소다.
“일부 등산객이나 사진작가만 아는 명소였는데, 2년 전 ‘호텔 델루나’를 촬영한 뒤 전국구 명물이 됐다”고 부여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장만월(아이유)이 이 사랑나무에 기대어 쉬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했단다. 올해에만 8월까지 대략 4만5000명이 다녀갔다.
인생 사진을 위한 팁 하나. 사랑나무 사진은 일단 같은 자리에서 두 컷이상 찍어야 한다. 두 사진 중 한 사진을 좌우로 반전해 편집하면 하트 모양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랑나무’를 검색하면 이렇게 하트 놀이를 즐기는 MZ세대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늘에서 본 백마강
왜 하필 부여일까. “높은 산이 없고 평야가 발달해, 기류 변화가 적고 이착륙이 쉽다”는 게 서정목 ‘부여하늘날기’ 대표의 설명이다.
열기구는 일출 직전에 띄운다. 바람이 가장 순해지는 시간이다. 이 찰나의 순간에 맞춰 하루 딱 20명(기구 하나에 4명씩)만이 하늘 위에서 일출을 맞는다. 지표면으로부터 150m 높이, 열기구는 사람이 걷는 빠르기와 비슷한 초속 2m 이내의 속도로 움직인다. 문자 그대로 하늘 위를 두둥실 떠다니며 백마강·사비궁·궁남지·부소산성 등을 내려다본다. 약 40분 비행에 18만원. 이미 10월 말까지 예약이 찼다. 코로나 확산 후 국내에서 이색 체험 거리를 찾는 이가 늘면서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버스가 강 위에 떠 있는 난데없는 상황에 119 신고가 여러 번 접수되기도 했지만, 어느덧 부여의 대표 놀 거리로 자리 잡았다”고 ‘부여관광’ 강영석 본부장은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운행을 시작해 8월까지 약 4만 명을 태웠다.
버스는 백제문화단지를 출발해 10여 분을 달린 뒤, 강물로 뛰어든다. 백마강을 가르며 고란사·낙화암·백마강교·천정대 등 관광지를 구경한 뒤 육지로 올라온다. 탑승료 어른 2만8000원. 티켓이 있으면 정림사지~궁남지~부소산성 등을 오가는 시티투어 버스에 무료 환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