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니 '단풍철'…잠복기·연휴 겹쳐 확산 변수될까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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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5일, 절정기에 달한 가을 단풍을 보려고 몰려든 관광객들로 설악산 소공원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0월은 아무래도 단풍철이라 주말 숙박이 다 마감된 상태고, 현재는 대기 접수만 가능하세요.”
 
서울에서 40분 거리 단풍 명소인 경기도 광주 화담숲 인근 리조트에 10월 숙박 문의를 하자 돌아온 답이다. 단풍으로 유명한 정읍 내장산 근처 캠핑장도 “취소표를 노려보라”며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구 팔공산 인근 호텔은 한 달 전인 9월 주말보다 25%가량 높은 가격에 10월 객실을 판매하고 있었다. ‘단풍 성수기’라는 이유에서다.
 

대체공휴일ㆍ잠복기, 확산 뇌관 될까

추석 연휴가 지나고 ‘단풍철’이 다가오면서 방역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확진자 수가 지난주보다 4.3% 늘어나는 등 현재 추세라면 10월 중순까지 하루 확진자가 2300명 넘게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존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시기를 10월 말로 예상하지만, 이어지는 연휴로 전환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다가오는 단풍철은 개천절ㆍ한글날에 대체 공휴일이 적용돼 주말을 포함해 3일씩 짧은 연휴를 즐길 수 있어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추석 연휴 기간 확진자와 접촉했던 이들의 경우 이 시기 잠복기와 겹칠 수 있어 감염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상정보제공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올해 첫 단풍은 설악산에서 오는 28일 시작될 전망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접종이 완료된 분들은 경각심이 떨어지는 데다 날씨도 좋고 휴일도 길다는 이유로 이동량이 이전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돌파 감염은 ‘무증상’ ‘경증’이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분들이 돌파 감염 후에 무증상인 상태에서 타인에게 n차 감염을 시키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휴일에 지방을 다녀오거나 여행하는 분들은 직장 내 n차 감염을 막기 위해 출근 전 PCR 검사를 받거나, 코로나 자가검사키트를 하루나 이틀 간격으로 2번 받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서 운영하는 '강원도 국립공원 단풍실황 서비스'. 강원지방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실시간 CCTV ‘단풍놀이’도 등장

지난해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와 맞물린 단풍철 당시 단풍놀이 전세 버스 탑승객 명단을 의무적으로 작성하게 하고, 버스 내 춤이나 노래 등의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등 방역 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 ‘코시국 단풍철’ 2년 차를 맞으면서 관광공사나 국립공원 등은 비대면으로 단풍놀이를 즐기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강원도 국립공원 단풍실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지난 20일부터 11월 초까지 강원도 내 국립공원 주요 탐방로 11곳의 지점별 단풍 실황 사진과 주요 산의 실시간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지점은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국립공원으로 집에서도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한국관광공사는 ‘가을 시즌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선’을 안내하고 있다. 공사 측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안전하게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정했다고 밝혔다.